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에 결국 중국 외교부가 주중 미국 청두 총영사관을 폐쇄하라는 통보를 내렸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가 예고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 조치다.
24일 인민일보(人民日报)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24일 오전 주중 미국 대사관에 주중 미국 청두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하라고 통보했다. 이어 해당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 활동을 중단하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1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결정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 및 미중 영사 조약 관련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로 양국 관계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상기 조치로 미국의 비합리적인 행동에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 외교 관례에 부합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간의 현재 국면은 결코 중국이 원하던 상황이 아니라며 모든 책임은 철저히 미국 측에 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끝으로 외교부는 미국이 즉각 관련 결정을 철회하여 양국 관계가 필요 조건을 만들어내는 정상적 관계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후 미국의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다면 주중 미국 청두 총영사관은 현지시간 27일 오전 10시면 폐쇄될 방침이다. 24일 후시진(胡锡进) 환구시보 총편집장은 웨이보(微博)를 통해 “외교 대등 원칙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72시간이라는 시간을 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민동(李海东)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 청두 총영사관을 보복 조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외교는 대등함을 추구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중국이 여전히 미국과의 갈등을 통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주중 미국 영사관 중 청두 총영사관의 규모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해당 지역의 미국 시민 및 기업에 미칠 파급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어 “양국에 있는 두 총영사관이 폐쇄된 뒤 3개월이 가장 도전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며 “고도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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