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중국에서 주식 계좌를 개설하려면

[2020-08-10, 15:17:31] 상하이저널

6년 전 <유태인의 자녀교육법>이라는 책을 봤다. 당시 두 가지에 관심이 생겼었다. ‘인문고전과 금융교육’. 즉,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살수 있는 일정수준 이상의 지혜인 ‘인문고전’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이해를 통해 잘 살수 있도록 하는 ‘금융교육’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 두 가지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최근 주변에 중국 주식계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문의도 많아졌다. 주식계좌를 개설해 본 개인적인 경험을 살려 외국인이 중국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 외 몇 가지를 안내하고자 한다. 필자는 유태인의 자녀교육법 중 하나인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졌을 뿐, 주식에는 하수인 점 감안하길 바란다.

중국 주식계좌 개설방법

과거에는 외국인에게 중국 주식이 어려웠다. 심지어 영주권이 있어도 실무상 증권계좌를 만들 수 없었다. 그러다 2018년 9월 15일부터 외국인도 상하이A주를 살 수 있게 됐다. 사실 주식계좌 개설방법, 이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냥 집이나 회사 근처 가까운 증권회사에 가면 된다. 그러나 외국이라 불안하고 소통에 장애가 있을 수가 있을 터. 작년 12월말에 증권 계좌를 개설한 경험을 공유해 본다. 

<방문 전 준비 서류>
1. 여권 원본 및 복사본(여권內 취업 거류증 포함)
2. 재직증명(회사인감(公章)날인)
3. 근무 중인 회사 영업집조 복사본(회사인감날인)
4. 중국계 은행카드(외국계은행은 계좌연결 안되는 경우가 많음)

서류는 간단하다. 증권회사별로 조금씩은 다를 수 있으니 방문 전 사전 확인하길 바란다. 서류 제출과 검토 후 영상을 찍고 투자성향이 어떤지 설문조사를 한다. 이렇게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면 드디어 계좌개설 완료. 해당 증권사 APP를 다운받고 나면 그 다음날부터 주식구입이 가능하다. 증권계좌를 은행계좌와 연결(绑定)해놓아 계좌이체가 간단하고 쉽다.



주식 25년차의 잡담 

계좌개설 그리고 7개월이 지났다. 필자는 지난 25년간 주식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했던 듯싶다. 제대로 된 투자보다는 돈만 벌려고 했다. 결과는 투자도 아니고, 돈을 번 것도 아니고 다행히 잃은 것도 없었다. 대학 때 내기 당구 4~5시간을 치면 돈을 잃은 사람만 있어, 알고 보면 당구장 주인만 벌었다는…. 즉 증권회사의 배만 불려주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일확천금의 수익만 보고 주식을 단기로 사고 팔았던 것이다. 25년간 그런 마인드로 했음에도 잃지 않은걸 오히려 기적으로 봐야 할 듯싶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조금 정신차린 만큼 다르게 한다. 

첫째, 연간 이재상품(정기예금) 수익인 5%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 목표는 그것보다 높은 월 2.5%이긴 하다. 그러니 무리를 하지 않고 배당만 받아도 되는 주식들을 구입하기도 한다. 설사 내려가더라도 그런 주식들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주식을 투기로 하는지 투자로 하는지 폭락장이 올 때면 알 수 있다. 투자를 한 사람은 폭락장이 와도 불안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회로 보는 사람도 있다. 투기로 한 사람은 가지고 있는 주식이 떨어질까 불안해 한다.

둘째, 내가 좋아서 구입하는 물건들을 사듯이 그 주식을 산다. 식품기업인 이리(伊利), 바이주 멍즈란(梦之蓝)을 마시 반해서 산 ‘양허(洋河)’라는 주식, 대륙의 실수 특히 그 중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해 보고 산 샤오미(홍콩) 등. 

셋째, 주식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모으는 것으로 개념을 바꾸었다. 오르면 올라서 좋고 떨어지면 떨어져서 좋다. 급하게 떨어지는 건 좋지만 급하게 오르는걸 바라지는 않는다. 그 주식은 언제든 살 것이고,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저렴하게 살 기회니 말이다.

넷째, 물건을 살 때 가성비가 있듯 주식도 가성비가 있다. 가심비로 사면 안 된다. 샤오미가 유명한 건 물건도 좋지만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서지 품질 자체가 한없이 좋아서는 아니다. 샤오미 비접촉 체온계를 중국에서 사면 2.5만원 정도, 그걸 한국에서 역직구로 구입하면 4.5만원 정도 된다. 역직구로 구입해도 경쟁력 있는 단가라서 유명한 것이란 뜻이다. 그 샤오미가 브라운 체온계처럼 8만원이라면 그래도 살까? 주식도 마찬가지다. 그걸 가치투자라고 필자는 이해한다. 그 부분은 해당기업 재무제표, 사업성 등 공부를 해야 할 듯싶다. 그리고 한번 더 스스로 질문을 한다.


노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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