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상하이열선(上海热线)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상하이에서 약 사흘에 한 명 꼴로 배달 직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배달앱 시장에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시간’이기 때문에 예정 배송 시간보다 지연될 경우 평점은 하락하고 배달료의 절반을 벌금으로 내야하며 심한 경우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달 기사들은 더욱 더 배송시간 준수에 목숨을 걸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매년 약 30%의 배달 직원들이 찰과상이나 타박상을 입는 등의 상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배송 시간에 맞추기 위해 역주행, 신호위반 등을 한 결과물이다.
중국 외식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기사들의 처후 문제와 안전 문제가 계속 거론되어 왔고 최근들어 다시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배송 지연 가능’ 기능 때문이다.
이 기능은 중국 최대 배달앱 어러머(饿了么)에서 도입 예정으로 고객이 예정 배송 시간보다 5분, 10분까지 지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사전에 선택해 배송 기사들에게 여유를 주자는 취지로 개발되었다. 즉, 소비자가 예상 배송 시간보다 더 기다릴 수 있다고 미리 기사들에게 알리는 셈이다.
배송기사들은 해당 기능에 대해 환영하는 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심기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배달앱 시스템적으로 예상 배송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설정하면 되는데 굳이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것이다.
2019년 중국 모든 산업의 평균 배송 시간은 3년 전보다 이미 10분 정도 단축되었다. 짧아진 시간만큼 배달 기사들은 안전을 담보로 일을 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결국 배송앱 기업에게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배달앱 시스템 알고리즘과 배송 기사간의 디지털 노동관계를 연구 해 온 중국사회과학원 순핑(孙萍) 연구원은 “배송 기사간에 노동 관계가 성립되면 이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모두 배달앱 플랫폼(기업)에 있다”며 기업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한편 어러머의 새로운 기능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경쟁사인 메이퇀(美团)은 조금 더 유연한 방법을 내 놓았다. 배달 기사에게 8분의 추가 시간을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전체 배송량, 교통 안전 준수 등 종합적인 결과물에 대해서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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