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정부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했던 온라인 행정이 오히려 신종 사기 수법에 이용되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광시성 난닝시(南宁市)에서 최근 동일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10여명의 집주인이 사기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난닝시에 사는 리(黎)씨는 자신 소유의 주택을 판매하기 위해 한 부동산 중개소를 찾았고 중개업자 웨이웬펑(韦远鹏)를 통해 매물을 등록했다.
당시 시가 150만 위안대의 부동산이었고 웨이웬펑과 ‘부동산 매매 대행 계약서’를 체결했다. 얼마 뒤 웨이웬펑은 부동산 관련 자료 확인을 이유로 리 씨를 사무실로 불러 휴대폰으로 얼굴인식, 페이스 인증을 하도록 했다. 이 과정이 바로 해당 부동산의 명의가 타인으로 변경되는 순간이었다.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의 사기에 사용했던 앱은 공교롭게도 난닝시 부동산 등기 센터가 지난 2018년 출시한 온라인 업무 처리 플랫폼이다. 당시 시민들의 편의와 원활한 행정 처리를 위해 지방 정부 차원에서 개발한 것이다. 덕분에 현재 현지의 부동산 등기 업무의 96%가 이 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올 6월에서 10월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웨이웬펑에게 당한 피해자는 10여 명으로 이미 웨이웬펑은 경찰에 체포되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의 피해 금액만 1000만 위안 규모다. 이 남성에 의해 강제로 명의가 이전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거래가 동결되었지만 일각에서는 얼굴 인식의 보안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해당 앱에서 페이스 인증을 하는 동안에는 어떤 항목에 대해서 인증이 진행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화면 전체에 페이스 인증창만 뜨기 때문이다.
이 앱을 개발했던 난닝시 부동산 등기 센터에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현재 즈푸바오와 기술 협력을 통해 페이스 인증 창에 정보 표시란을 추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부동산 명의 이전과 같은 중대한 사안이 페이스 인증만으로 처리되는 것은 너무 위험성이 크다”라며 별도의 인증 체제를 구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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