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동절 연휴에 외지 관광객은 디즈니랜드로 몰리고 상하이 사람들은 이 곳으로 몰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핫 한 곳이 있다.
6일 신문신보(新闻晨报)에 따르면 이번 노동절 연휴에 하루 천 명 이상의 관광객이 우캉루(武康路)의 한 집에 모여들었다. 다름아닌 SNS를 통해 현지인들의 ‘핫플’이 된 우캉루 리본 테라스 하우스다.
우캉루 129호, 상하이 우수 역사 건축물로 지정된 이 건물은 지난 1929년에 설계된 스페인 풍의 건축물이다. 특이하게도 건물 중앙에 아치형의 대형 창문이 있고 둥그렇게 튀어나온 발코니에 러블리한 핑크색 대형 리본이 달려있다. 이 로맨틱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80대 할머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바로 이것,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 속에서 낭만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서 할머니의 리본 테라스는 유명해졌다. 특히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이 곳을 즐겨 찾았고 인근의 회사원들까지도 점심시간에 이 곳에 들러 인증샷을 찍느라 바쁘다.
누구보다 유명해진 사람은 다름아닌 이 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다.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혼자 사시는 이 할머니는 요새 테라스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하루종일 밖에 서있는 관광객들이 혹시라도 할머니가 보이기라도 하면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계속 부르기 때문이다. 수줍은 듯 손을 흔들어주고 사라지는 할머니, 사람들은 연예인이라도 본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이런 상황을 만든 이 리본은 사실 할머니가 건 것이 아니다. 올해 새해가 되면서 아래층에 살고 있는 할머니 아래 층에 살고 있는 이웃의 제안으로 테라스에 리본을 달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니 왕홍이 되어버린 할머니와 리본 테라스
그러나 갑작스러운 관심에 할머니는 일상 생활이 어려워졌고, 주변 상인은 물론 주변 도로까지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진 속 리본 테라스가 공주의 성처럼 로맨틱하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결국 할머니가 반평생을 살아온 공간이다. 누리꾼과 언론에서는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할머니의 순수했던 모습과 그 이웃들의 일상생활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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