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요리는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인기 메뉴 중 하나다. 특유의 새콤한 매운맛이 굉장히 유명하며, 깊이 있는 요리 체계 등으로 구미권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비슷한 문화권의 요리 문화와 비교해도 다양한 조리법과 풍미가 공존하고 있다. 종교적 혹은 사회문화적 이유로 금기시되는 식재료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종류만 해도 밥(ข้าว/카우), 볶음(ผัด/팟), 샐러드(ยำ/얌), 국수(บะหมี่/바미), 국(ต้ม/똠), 찌개(แกง/깽) 등 여러 가지. 고기 요리의 종류가 적은 대신 해산물 요리의 종류가 많다. 그 특유의 독특한 풍미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국 사람들이 있지만 분명 태국 요리는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가치를 알아보기를 바라면서, 상하이에서 본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식당, ‘미 타이Mi Thai’를 소개한다.
‘Mi Thai‘ 레스토랑은 3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됐다. 올해는 미슐랭이 선정한 상하이 ‘빕 구르망’ 21개 음식점 중 한 곳이다. ‘빕 구르망(Bib Gourmand)’이란 1인 당 중국 돈 약 300위안 정도로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을 두루 갖춘 식당을 말한다. 빕 구르망은 미슐랭의 마스코트 ‘비벤덤’이 입맛을 다시는 모양의 그림 문자로 표시된다.
‘Mi Thai’ 내부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우드와 붉은색인 빨강, 주황, 노랑색이 가득하다. 우드 톤으로 맞춰져 있어 식당은 정돈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곳의 조명 또한 부드러운 무드를 느낄 수 있다. 식당 조명들은 한 쪽에는 서로 다른 종류들이 많았으며, 색깔은 모두 백색 조명에 오랜지 색과 그레이 색을 더한 조명들이다. 다른 한 쪽에는 핑크색과 주황색의 꽃과 함께 서로 다른 진하기의 주황색 계열의 동그란 조명이 여러 개가 있다. 계속 두리번거리게 될 정도로 인테리어가 식당의 분위기를 잘 잡아주었다.
녹색 닭고기 커리
绿咖喱鸡(lǜ gālí jī 88元)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진한 향신료 대신 상큼한 깻잎 향의 타이 바질이 주재료가 되어 크리미한 수프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아삭한 식감의 브로콜리, 감자 등 채소 토핑 외에도 큼지막한 닭고기가 먹음직스럽게 들어가 있고, 고기의 육질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황색 해산물 커리
黄咖喱海鲜(huáng gālí hǎixiān 98元)
닭고기 대신 해산물이 주재료인 옐로우 카레이다. 역시 코코넛 밀크의 부드러움이 매력적이다. 튀긴 소프트 셸 크랩이 첨가돼 흔히 ‘푸팟퐁 커리’라고 불린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그린 커리의 알싸한 향과 달리 옐로우 커리의 단짠 향신료는 보편적인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 하나이다. 꽃게뿐 아니라 새우나 다양한 해산물로도 조리되며 두부, 야채 등의 짭조름한 맛과 코코넛 밀크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뤄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향신료의 향이 강하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할 만 하다.
팟타이 & 새우 롤
炒米粉(chǎo mǐfěn 78元)
鲜虾春卷(xiān xiā chūnjuǎn 58 元)
다양한 메뉴들 중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었던 메뉴를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팟타이’와 ‘롤’일 것이다. 자극적이지 않았던 간과 한국인의 입맛에 안성맞춤. 숙주, 쌀면, 계란과 청경채가 주된 재료로 이루어져있던 팟타이는 적당한 간장향과 매콤함이 어우러졌다. 중간 중간 씹히는 땅콩은 식감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다만 쌀면과 숙주가 포크로 집기에는 짧았던 탓에 개인 그릇으로 옮기는 과정과 포크로 떠 먹기 조금 불편한 감이 없지않다. 하지만 보기와는 달리 너무 기름지거나 향신료의 향이 세지 않아 한국인들의 입맛을 돋궈주는 메뉴다.
동남아시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메뉴인 롤도 일품이다.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잘라져 있던 롤의 안쪽에는 노란 카레와 버무려진 채소와 새우가 주된 재료로 채워져 있다. 겉은 바삭하며 고소한 튀김으로 감싸져 있다. 여덟 개의 롤 옆으로는 매콤하고 고소한 땅콩소스가 주어진다. 롤은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다. 이 두 메뉴를 처음 맛본 뒤 미슐랭 선정의 이유를 납득했다.
새우 볶음밥
鲜虾炒饭(xiān xiā chǎofàn 68元)
고슬고슬한 안남미 밥을 기본으로 파, 오이, 옥수수, 양파, 계란 등을 통짜 새우와 함께 볶은 요리이다. 파기름의 고소함과 해산물의 향이 잘 어우러져 누구나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풍미를 만들어낸다. 사용된 쌀은 상술했듯 동남아 쌀로 잘 알려진 길쭉길쭉한 품종으로, 찰기가 없어 잘 흩어지지만 그만큼 깔끔하고 고소하다. 좋게 본다면 가장 무난하고, 나쁘게 본다면 특색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식 볶음밥의 향과 분위기는 확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태국 음식을 처음 시도해 본다면 입문용으로 추천한다.
똠얌꿍
海鲜汤(hǎixiān tāng 58元)
태국 음식 하면 바로 떠오를 똠얌꿍이다. 똠(ต้ม)은 끓인 국, 꿍(กุ้ง)은 새우라는 뜻이며 똠얌꿍은 말 그대로 ‘새콤한 새우국’이라는 뜻이다. 박하, 고수, 레몬그라스 등 다양한 향신료를 가득 추가한 국물에 새우와 버섯, 토마토 등을 넣고 요리한 음식. 특유의 짧고 강렬한 신맛과 매콤함이 일품으로, 뒤에 따라오는 감칠맛이 입맛을 돋군다. 태국 음식을 원래부터 좋아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 하지만 볶음밥과는 달리 이런 맛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꺼려질 수도 있는 메뉴로, 우선 작은 그릇으로 시켜 먹어 보기를 권한다.
다른 빕 구르망 선정 식당들에 비해 서비스가 특출나게 좋거나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음식 맛이 확실히 뛰어나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태국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마니아들과 초보자들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식당으로 사전 예약은 필수다.
학생기자 강윤솔(상해중학 10), 김보현(SAS 11), 박서윤 (상해한국학교 11), 원세윤(SAS 11), 전시우(상해한국학교 10)
*빕 구르망
미슐랭 가이드가 도시별로 구체적인 가격대를 기준으로 우수한 식당을 선정한 것이다. ‘빕(Bib)’은 미슐랭 마스코트의 애칭이고 ‘구르망(Gourmand)’은 미식가란 뜻이다. 유럽은 35유로, 일본은 5000엔, 미국 40달러, 서울은 평균 4만5000원, 중국은 300위안 이하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에 한해 빕 구르망을 선정한다. 올해 상하이에는 21곳의 빕 구르망 레스토랑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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