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나홀로 집에’를 봐야한다면 중국에서는 여름방학, 겨울방학에는 ‘서유기’와 환주거거(还珠格格, ‘황제의 딸’)가 재탕, 삼탕으로 재방송된다.
1990년대 생이라면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환주거거지만 최근들어 중국에서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나 영화는 줄고 과거 인기 드라마 리메이크 또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 많아지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이미 한 차례 리메이크를 했지만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던 환주거거가 또 다시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또?”라며 지겨워했다.
20일 중관촌재선(中关村在线)에 따르면 2022년 1월 웹드라마 계획안에 환주거거의 리메이크작이 포함되어 있다.
텐센트의 영화사인 텐센트 픽처스(腾讯影业)가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리메이크작은 총 38부작으로 현재는 캐스팅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에서는 18세 이상, 비주얼과 연기력을 요구했다.
환주거거는 지난 1998년 처음으로 방영한 후 2011년에 리메이크 되었고 이번이 세번째 방영될 예정이지만 사람들 기억 속의 환주거거는 1998년에 머물러있다. 당시 나왔던 배우들이 현재 중국 연예계에서 톱스타로 성공한 상태기 때문에 이들을 뛰어넘을 만한 배우는 없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다만 원작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주인공 샤오옌즈 역의 자오웨이(赵薇)가 최근 주가 조작 논란 등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되면서 그녀의 출연작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즉, 가장 인기가 많은 환주거거 원작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환주거거에 애착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이지만 리메이크 소식에는 냉랭한 반응이다. “굳이 리메이크를 해서 우리의 아련한 추억을 훼손할 필요가 있나?”, “요새는 리메이크 아니면 찍을 드라마가 없나보다”, “시청자를 힘들게 하지 말아라”, “언제까지 우려먹을 셈이냐”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가득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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