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상하이143] <나는 나>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2022-05-22, 13:58:50] 상하이저널
캐럴 피어슨 | 지니 토마네크 | 그림 류시화 역 | 연금술사 | 2020.05.
캐럴 피어슨 | 지니 토마네크 | 그림 류시화 역 | 연금술사 | 2020.05.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의 저자 캐럴 피어슨 Carol S. Pearson은 심층 심리학자이며 심리 상담가로 칼 융의 원형 이론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이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집단 무의식 원형을 여섯 가지로 밝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사실 이 여섯 가지보다 더 많은 원형들이 우리의 집단 무의식 안에 존재하지만, 이 여섯 가지 원형에 대한 인식만으로도 자아의 힘을 키울 수 있고, 다른 원형의 에너지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고 말한다.

•고아 원형: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하고 버림받은 듯한 외로움으로 가득한 심리적 추방자

•방랑자 원형: 자기 삶이 어딘가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끼고 이상적인 곳을 찾아 떠나는 유형.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선언을 반복

•전사 원형: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싸우는 유형.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임.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개인적인 책임감이 강함 

•이타주의자 원형: 자신보다 숭고한 무엇인가를 위해, 혹은 세상을 더 나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자세

•순수주의자 원형: 삶을 낙관하고 보다 큰 선에 대한 믿음을 가진 유형. 심리적 추방과 시련을 거쳐 순수 세계로 귀환함으로써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고, 자신의 여행을 신뢰하면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을 앎

•마법사 원형: 자신의 미래를 마법처럼 변화시키려는 강한 의지.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놓고 삶의 주인을 자신으로 설정. 할 일은 자신의 선물을 세상에 주면서 삶과 완전한 관계를 맺는 것.

이 여섯 가지 원형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평생 한 가지가 지배하기도 하지만, 단계적으로 나타나 그 시기의 자아를 형성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여러 원형이 함께 활성화되어 다양하게 자아의 모습을 구성하기도 한다. 길이 막히고 방향을 잃을 때마다 우리 안의 고아는 회복력을, 방랑자는 독립심을, 전사는 용기를, 이타주의자는 연민을, 순수주의자는 삶에 대한 믿음을, 마법사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마음의 힘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이 원형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그때부터 우리는 스스로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 삶의 국면마다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그 힘을 알고 있어야 하고 또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서 원형이 작동하는 방식을 지나치거나 놓치지 않고 잘 깨달을 수 있게 말이다. 

군데군데 등장하는 저자의 시각에 수많은 여성 혹은 사회적 약자들을 만났을 상담자로서의 견해가 잘 나타나 있다고 느꼈다. 역사적으로 여성, 소수 집단, 유색인종, 노동자 계층은 열등한 존재로 규정되어 왔고,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자신은 이곳에 있을 권리가 없다고, 즉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존재할 권리가 없다고 스스로 믿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타심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은 여성이 지닌 온전한 인간성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여행 중인 영웅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여행을 도와줄 내면의 안내자가 이 여섯 원형이라고 말한다. 또 영웅의 여행이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라고 여기며 그저 안전한 자리를 찾아 머물려 하지 말라고도 한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면, 삶이 우리를 여행으로 떠밀 것이기에.

•원형(原型); archetype 칼 융 Carl G. Jung이 제안한 개념으로 경험을 지각하고 구성하는 방식. 
모든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의 공통된 유형.

오세방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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