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계면신문(界面新闻)] |
요즘 디저트는 맛보다 비주얼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이런 트렌드를 이용해 매년 빠르게 유행이 바뀌고 있는데 지금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저트는 다름 아닌 죽통 밀크티다. 17일 계면신문(界面新闻)은 2023년 ‘죽통’ 음료 디저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죽통, 즉 대나무 통을 컵으로 쓰는 여러 가지 음료가 인기라는 것이다. 깨끗하게 세척한 대나무 통에 밀크티, 커피, 과일차 등을 베이스로 화려하게 음료를 담아 판매하는 것이다. 이 죽통 음료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해당 지명이 꼭 붙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다란 대나무통 음료 겉에는 난징, 상하이, 쑤저우 등 도시의 이름이 붙어있고 광저우, 선전, 선양, 하얼빈 등 중국 북에서 남까지 각 지역마다 앞다투어 이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인스타 그램인 샤오홍슈(小红书)에서 이 죽통 음료는 단시간에 1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抖音)에서도 관련 해시태그가 1억 3000만 개, 온라인 평점 사이트인 다중덴핑(大众点评)에서도 죽통 음료 연관 검색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죽통 음료 이전에 중국 SNS를 강타했던 키워드는 다름아닌 ‘围炉煮茶’로 즉 화로에 뜨겁게 끓이는 차로 중국식 에프터눈 티라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죽통 음료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당연히 각 지역의 관광코스였다. 베이징의 한 관광지, 700미터 거리의 길에만 12개가 넘는 죽통 밀크티 가게가 몰려 있다. 단순히 죽통에 음료를 담고 휘핑크림을 잔뜩 쌓는 걸로는 이제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어려워졌다. 일부 상인들은 죽통에 led 전등으로 장식해 화려하게 만든 뒤 저녁에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지역 특산물은 아니지만 그 지역의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마케팅의 시작은 지난 2019년 베이징 고궁에서 고궁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0~15위안짜리 아이스크림 하나로 재미있고 스토리가 있는 ‘굿즈’를 만들어 관광객을 모을 수 있었다.
죽통 음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이 여행했던 곳의 지명이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이 죽통은 하나의 기념품이 될 수 있다. 게다가 3년 넘게 이어진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이런 제품을 소비해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최근 여행객들의 하나의 ‘의식’처럼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죽통’ 붐에 일각에서는 새로운 문화라는 긍정적인 해석과 함께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개당 3위안짜리 죽통을 썼다는 이유로 음료 가격은 최소 25~30위안까지 치솟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 아무리 세척을 했다고 하지만 죽통 내부가 얼마나 깨끗할 것이냐는 우려다. 또 다른 식품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하나의 제품이 유행하면 전체 업계가 모방하며 모두 인기 제품만 팔게 되어 브랜드만의 고유한 독창성이 사라지고 있어 결과적으로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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