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부터 7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늦은 밤까지 영어 연설문을 외우느라 애쓰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24일 관련 기사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 4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环球时报)는 24일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을 위해 영문 원고를 매일 늦은 밤까지 암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또한 다수의 한국 언론 기사들을 인용해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12년 만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미국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는 고심 끝에 미 의회 연설을 영어로 준비했고, 매일 밤늦게까지 영어 원고를 외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언론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 러시아와 중국의 강한 반감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 외교가 한반도 정세의 위기를 초래해 한국이 '미국의 타국을 향한 공격 총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영어 연설문 매일 밤늦게까지 암기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것은 12년 전 이명박 대통령 재임 때인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밝힌 윤 대통령의 세부 일정에 따르면, 24일부터 7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또한 27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다. 한국 언론은 윤 대통령이 30분간 영어로 연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윤 대통령은 영어연설을 하게 되며, 이를 위해 맹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21일부터 외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27일 미 의회 연설에 "올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편향 외교는 굴욕만 가져올 뿐
한겨레신문은 23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 미국측 환대와 한국의 국익을 뒤바꿔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인 만큼 미국측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이번 방미로 한국이 얼마나 실속 있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은 한국이 미국 편에 서서 중·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미·일 vs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의 최전선에 서게 되고, 이는 한반도 정세를 악순환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이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법률 제도인 반면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는 한·미 간 경제 분쟁 해결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만 수용했고, 한미동맹 강화를 구두로 약속 받은 것 외에 스스로 얻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며, 이에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미국에 완전히 넘어가 한국에 실질적인 이익은 없고, 오히려 ‘굴욕’만 가져왔다고 전했다. KBS는 윤 대통령이 방미 때 미 정보당국의 대통령안보실 도청 문제 등을 논의하겠지만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미국 편향적인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의 시정 호감도는 31%, 비호감은 60%였다.▶외교 부실 ▶경제·민생·물가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점 ▶한·일 관계와 일제 강제징용 문제 처리 미흡 등을 이유로 들었다.
기로에 선 한국
더 걱정스러운 것은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협조하기 위해 미국의 바둑과 총알이 돼 한국을 안보와 외교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한국 언론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한국 외교가 중국·러시아와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러의 긴밀한 경제무역관계, 북핵 문제에서 중·러의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향후 한국의 대중·대러 외교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다. 한국과 주변 4강(미·중·러·일) 중 2개국에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해 장·단기적으로 안보를 위협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국보다 국력이 강한 일본이 중·러에 맞서는 최전선에 서지 않는데 한국은 왜 이러느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서 한국은 미국의 대러 제재에 협조해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입었는데, 미국은 한국에 어떤 경제적 보상을 해줬나?", "이제 한미동맹은 한국을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로 만들었다"는 등의 누리꾼의 비난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23일 윤 대통령의 방미로 한국 외교가 운명을 가를 기로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미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 및 대만 등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 표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북아 대립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경제·안보 불안요인을 최소화하고 외교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가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중·러 견제 내용이 포함될 경우 "한국은 신냉전 시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대결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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