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짝퉁 곰까지? 중국 동물원의 가짜 동물 의혹

[2023-08-23, 06:44:20] 상하이저널
지난 몇 해간 중국의 동물원에서는 수차례의 가짜 동물 의혹이 있었다. 중국에서 가짜 술, 가짜 담배, 가짜 의류, 가짜 지폐 등 그간 많은 짝퉁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물원에서까지 가짜 동물로 논란이 된 것이다. 지난 1일 중국 현지인들을 혼란에 빠뜨린 항저우(杭州) 동물원의 가짜 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여러 차례의 전적으로 이번 의혹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곰 탈을 쓴 사람이 우리 안에 있어요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동물원에서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이 각종 현지 SNS에 퍼지면서 해당 동물원에 가짜 곰이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영상 속에서 곰은 마치 영화 “해치지 않아”처럼 꼿꼿하게 두 발로 서서 울타리 밖 사람들을 유심히 보는가 하면, 관광객들에게 인사하듯 손을 들고 흔든다. 

현지 네티즌들은 곰의 엉덩이 부분에 주름이 남아 있다며 “인형 탈 옷이 커서 늘어났다”고 곰 탈을 쓴 사람이 아니냐는 논란을 이어갔다. 이에 항저우 동물원 측은 위챗 공식 채널을 통해 “ 저는 태양곰 (말레이시아 곰) 안젤라예요. 저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태양곰 입니다! 흑곰도 아니고 개도 아닌 태양곰이요!”라며 곰의 입장에서 쓴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동물원에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되자 각 야생생물학자와 동물 전문가가 나서 “저 곰은 틀림없이 진짜 곰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논쟁이 끝나지 않자 이 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항저우 동물원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해당 곰을 직접 공개했다.
 
[사진=항저우 동물원의 말레이시아 곰(출처: 바이두)]

2013년, 쓰촨성 (四川)의 한 동물원에서는 아프리카 사자 우리에 골든 리트리버와 허스키를 넣어 전시하고, 2017년 허난성(河南)의 동물원에서는 긴 털을 가진 티베트 마스티프 종의 개를 아프리카 사자인 것처럼 위장했다가 개가 짖는 바람에 들통이 났었다. 위 사례들은 모두 외모가 비슷한 개를 전시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위린시(玉林)의 경우는 더욱 황당했다.

가짜 동물, 심지어 바람 넣은 풍선?
 
[사진=위린시 동물원의 풍선 펭귄(출처: 바이두)]

2017년, 위린시에 펭귄과 다른 희귀동물을 볼 수 있다고 홍보하는 동물원이 새로 오픈했다. 시민들을 펭귄과 다른 동물들을 보기 위해 해당 동물원에 방문했지만 그들을 반겨주었던 것은 바람으로 가득 찬 펭귄 모습을 한 풍선이었다. 관광객들은 “심지어 살아있는 것 조차도 볼 수 없는 거냐”며 분통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 동물원 측은 관람객을 모으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짜 펭귄에 분노한 많은 관광객들이 SNS를 통해 사진을 올리며 소문이 퍼져 결국 이 동물원은 개장 며칠 만에 문을 닫았다. 

각종 상술로 소비자들을 속이는 상인들에게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은 2014년 3월 새로운 소비법을 규정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운영자가 상품 가격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기를 치는 경우 소비자의 요구 사항에 따라 손실을 보상해야 하며 금액은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 가격 또는 서비스 수락 비용의 3배이다. 위린시 동물원의 피해 관람객도 해당 소비법에 따라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해 관람객은 혹시 모를 번거로움 때문에 피해 보상을 청구하지 않았다.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소비법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다른 상인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상인들 역시 허위 광고나 지나친 상술을 지양해야 한다. 

학생기자 김시현(저장대 한어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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