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비누 먹는 회장님’의 동영상이 큰 화제다.
24일 중국 매체 순왕(舜网)은 홍웨이(红卫) 비누 회사의 치더시(奇德喜) 회장이 라이브 커머스 중 홍웨이 비누 하나를 들어 베어 먹으며 천연 비누의 안전성을 홍보했다고 전했다. 치 회장의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70년 전통의 홍웨이 브랜드는 일약 인기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1952년 내몽골 자치구 바오터우시에 설립된 홍웨이일용화학(红卫日用化工) 회사는 내몽골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비누 제품을 생산했다. 중국의 계획경제 기간 동안 내몽골 전역에 비누 공급을 담당하며 현지의 민족 브랜드로 성장했다. 당시에는 산업화된 비누 생산 라인이 없어 수작업으로 비누를 만들어야 했고, 성수기에는 직원이 3400명에 달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시장 경제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수많은 해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이러한 화학 성분의 비누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세련된 포장으로 순식간에 바디용품 시장을 점령했다. 홍웨이 비누는 동물성 기름을 원료로 쓰기 때문에 공업용 기름과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타사 제품보다 비용이 높았다. 가격 우위에서 밀리면서 1990년대 후반 홍웨이 공장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04년 홍웨이는 제도를 개편하여 홍웨이 화학 공장을 경매에 부친 뒤 비누 생산 라인을 설립, 세정용품의 연구, 개발, 생산 및 판매를 통합하는 민간 기술 기업으로 거듭났다.
홍웨이 비누에 사용되는 소·양 지방은 내몽골 현지 목축민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현지인들이 먹지도 않고, 사지도 않는 지방이었다. 제도 개혁 후 치더시는 이 동물성 지방으로 비누를 제조했고, 이는 더불어 현지 목축민들의 수입을 늘리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만 하는 홍웨이의 제품은 낮은 인지도로 30~40%가 현지 소비에서 이루어졌다.
드디어 올해 봄 핀둬둬, 타오바오, 더우인, 콰이쇼우 등의 플랫폼에 매장을 개설하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단 한 명의 직원만이 온라인 고객 서비스를 담당했다.
차츰 회사는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며 제품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진부한 제품 포장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는 한 번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는 반드시 재구매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올해 8월 내몽고자치구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라이브커머스 전문 플랫폼 동방전쉬엔(东方甄选)과 연계해 생방송 판매의 기회를 얻게 됐다. 제품 선택에 까다로운 동방전쉬엔의 생방송 당일, 진행자가 비누 소개를 마치기도 전에 이미 1만 4000건이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 이날 생방송에서 1만 8000개의 주문량이 완판됐다.
제품을 써 본 소비자들이 각종 소셜미디어에 제품 후기를 쓰자, 플랫폼별 온라인 매장의 월 매출이 두 배 급증했다.
이어 이달 19일 치더시 회장은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해 비누를 베어 먹고 생수를 마시기까지 했다. 홍웨이 비누 제품이 안전하고, 화학 성분을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함이었다. 회사 직원들은 “회장님은 꼭 이번 방송에서만 그런 게 아니고, 예전부터 이렇게 (비누) 먹고, (바디샤워) 마셔왔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고객이 공장을 방문헀을 때 회장님은 비누뿐만 아니라 세제까지 마시며 고객에게 우리 제품의 천연 성분을 몸소 보였다고 덧붙였다.
회사 직원들도 홍웨이 비누를 먹어봤는데, 비누에 알칼리 성분이 있어서 조금 맵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회장님의 비누 먹는 동영상은 각종 SNS에 퍼지면서 관련 제품이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매진 사례를 빚었다. 직원들은 “예전에는 우리가 중개 판매상에 직접 배달해줬는데 지금은 판매업자들이 매일 찾아와 제품을 퍼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완판되어‘예약 판매’ 상태로 전환된 상태다.
한편 촌스러운 포장을 바꿀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송쉐원(宋学文) 판매 총경리는 “포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 “포장은 보기에만 좋을 뿐이며, 그 자금을 제품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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