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홍콩∙마카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강등

[2023-12-11, 08:08:43]
[사진 출처=시각중국(视觉中国)]
[사진 출처=시각중국(视觉中国)]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중국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 정부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6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무디스는 6일 중국 홍콩, 마카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단, 신용등급은 기존 ‘Aa3’를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이번 강등의 주된 원인은 두 지역이 중국 본토와 정치, 제도, 경제, 금융 각 분야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중국 본토의 발전이 홍콩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본토의 잠재적 성장률 둔화, 금융 리스크의 광범위한 확산 등이 홍콩 신용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본토 성장세가 둔화되면 경제, 무역 교류를 통해 홍콩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반대로 홍콩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경제 지원으로 인해 공공 지출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홍콩 특별 행정구 정부의 재정 완충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설명이다.

무디스는 또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홍콩 정치 및 법률 기관의 자주권이 약화되었음을 나타내는 징후가 있다”면서 “특히 2020년 실시된 ‘홍콩국가보안법’과 홍콩 선거 제도 변화 이후 이 같은 징후는 더욱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은 정치, 기관, 경제 분야의 결정 권한이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홍콩 특별 행정구와 입법 기관 품질에 대한 무디스의 평가가 이 같은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장기발행인 등급을 중국 본토보다 한 단계 높은 ‘Aa3’으로 유지한 이유에 대해 무디스는 “홍콩의 부유하고 경쟁력 있는 경제, 대규모 재정, 외부 완충 등 신용적 우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같은 우세가 인구 노령화, 본토 경제 구조적 둔화 등과 같은 장기적 추세의 부정적 영향을 저항할 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카오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한 근거는 기본적으로 홍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디스는 마카오의 거대한 관광 및 카지노 사업이 중국 본토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마카오 은행 시스템도 본토와 국경을 넘나들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마카오가 ‘일국양제(一国两制)’ 원칙 하에 정책 자주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본토와 정치 및 제도 연결이 더욱 밀접해지는 것이 자명하게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 특별구 정부는 “홍콩의 신용 상황과 본토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본토 발전이 잠재적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홍콩과 본토의 경제, 금융 관계 심화 및 확대는 강등의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홍콩의 장기적인 발전에 이로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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