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상하이 224] 우울할 땐 뇌 과학

[2024-01-13, 06:21:12] 상하이저널
앨릭스 코브 | 심심 | 2018년 3월
앨릭스 코브 | 심심 | 2018년 3월

이 책은 이북 리더기를 구입한 후 처음으로 리더기를 통해 읽은 책이기에 나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다. 왜 하필이면 이 책이었을까? 우울할 땐 뇌 과학이라니, 우울함과 뇌의 상관관계가 궁금하기도 했고, 가끔 우울감이 밀려올 때 과학적으로 그런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묘수가 있을까도 궁금했다. 나에게 있어 우울감이란 호르몬의 변화에 맞춰서 찾아오는 그런 것과도 같아서, 한 달에 유독 이삼 일 정도 굉장히 우울한 감정이 들 때는 어쩔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놔두는 편이다. 어차피 내가 통제하기가 어려운 대자연의 법칙이라, 그냥 이삼 일 정도 예민하고 어두운 사람이 되어 탕핑(躺平)하자는 편이다. 아무튼, 요즘 ‘뇌부자들’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즐겨보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나는 문과라서 살짝 흘려가며 읽기는 했지만, 역시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 옥시토신과 같은 흔하게 알고 있는 호르몬과 감정의 상관 관계라던가, 운동을 하면 밝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원리에 대해서 뇌과학적인 접근으로 풀어 설명한 내용들이 있었다. 그런 내용들이 흥미롭긴 했지만, 사실 이 책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뇌와 우리 감정 간의 상관 관계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연구하고, 강한 멘탈로 더욱 행복하게 사는 법을 과학적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느꼈다.

우리의 뇌는 하강 나선을 그리기도 하고 상승 나선을 그리기도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하강 나선이란, 우울증과도 같은 감정이지만 나는 사실 부정적인 그 어떤 감정을 다 포함한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밑도 끝도 없이 특정 대상이 싫다거나 이유도 없이 화가 난다든가, 비관적으로 된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심지어 뇌에는 주의 회로라는 것이 있는데, 이건 부정적인 것에 더 강렬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매우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단어로 도배된 썸네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의 뇌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계속 작년의 나를 돌아보았다. 봉쇄와 제로코로나에 지쳐 특정 나라가 참 싫었는데, 한 가지가 싫으니 모든 것이 그냥 싫었다. 심지어 같은 감정을 가진 지인들과 하루 종일 이 나라가 왜 싫은지, 왜 지긋지긋한지 오프라인으로, 위챗으로, 카톡으로, 인스타 디엠으로 하루 종일 떠들었다. 그러다보니까 부정적인 감정이 초고속 하강 나선을 탔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로 그런 생각을 안 하기 시작하니 또 그런 감정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중독처럼 계속 나를 아직도 자극한다. 특정 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은 재미있고 구미가 당기고. 하지만 이제는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여럿과 공유하는 것은 더 하지 않기로 했다. 모두의 감정들이 하강 나선을 그리고 그 감정이 공유되면 뇌는 더욱 큰 부정적인 자극을 원하고 그런 상태를 습관으로 만들어버릴 테니.

다행히도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상승 나선, 더 밝은 상태를 만들어 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편이다. 중독적인 부정적 감정보다는 그냥 하루라도 더 행복하고 밝은 나로 살기 위해 상승 나선을 탈 수 있는 것들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기에 올해는 끝없는 상승 나선에 타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더욱 집중하여 살기로 했다! 

박윤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비밀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