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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상하이 홍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연행된 뒤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 손준호 축구선수가 10개월여 만에 풀려나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축구계 비리 조사 과정에서 손 선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만 알려졌고 외국 운동선수가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대 5년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10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축구계 비리의 ‘몸통’인 중국 축구 협회 천쉬웬(陈戌源)전 의장에 대한 1심 결과가 손준호 입국 다음 날인 26일에 나왔다. 26일 중앙TV신문(CC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후베이성 황스시(黄石) 중급 인민법원에서 천 주석에 대한 1심 공개 재판이 있었다. 1심 결과는 ‘무기징역’으로 평생 정치 권한을 박탈하고 개인의 모든 재산을 몰수한다. 수수받은 불법 자금은 국고로 환수한다.
법원은 “13년 동안 217차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고 판결했다. 재판 중 천 주석은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하고 전국의 축구팬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담아 10초 동안 90도로 머리를 조아렸다. “축구팬들께 얼굴을 들 수 없다. 진심으로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사죄했다.
천 주석이 불법으로 취득한 자금은 8103만 위안(약 15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축구계 비리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전 국대감독이자 축구선수였던 리티에(李铁)에 대한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편 손준호 선수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 중국 당국이 외국 기자의 질문에 ‘법치국가’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프랑스 AFP 통신 기자는 “산동 타이산팀 소속으로 활동하던 한국 손준호 선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미 손 선수가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사실인가? 손준호 선수의 귀국 시기가 오늘 발표한 체육계 부패안 재판 결과와 관련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林剑)대변인은 “이전에 간략하게 상황을 설명한 적이 있다.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주관 부처에 문의하길 바란다”라면서 “원칙적으로 중국은 법치국가이며 법에 따라 사건을 엄격히 처리하고 법에 따라 당사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한다”라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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