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3] 中 도교의 명산 ‘치윈산(齐云山)’ 국가지질공원

[2024-05-20, 16:12:17] 상하이저널
도교의 명산이자 지질공원인 치윈산(齐云山)에 간다는 사실이 엄청 설레게 하는 이른 새벽 상하이의 하늘은 화려한 봄날에 어울리지 않게 잔뜩 흐렸다. 예측할 길 없는 날씨라도 여행벽의 신이 내 마음을 흔들어서 일요일은 어김없이 자연을 만나러 떠나야 한다. 기차가 항주를 지나면서 하늘이 통곡을 하듯 엄청난 비가 주룩주룩 쏟아져서 한치 앞도 분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천도호를 지나면서 비가 잦아들고 구름은 운치있게 변해갔다. 
  

드디어 황산북역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고, 구름이 바람의 유혹에 못 이기듯이 나는 치윈산이 부르는 소리에 한층 들떠있다. 푸르른 잎새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며 어서 오라 손짓하고, 새들은 요란하게 목청 높여 노래하고, 구름은 마술처럼 한순간에 하얀 뭉게구름이 되어 감탄을 자아낸다.

[사진=등봉교(登封桥)]

즐거운 산행 

치윈산을 등산하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거나, 등봉교(登封桥)를 건너서 시작해야 한다. 등봉교는 1587년에 건설한 횡강(横江) 위에 놓여진 아치형 돌다리로 치윈산의 등산이 시작되는 곳이다. 돌다리에 오르면 아래는 강물이 굽이굽이 흘러가고, 멀리 치윈산과 황산이 남북으로 마주하고 있고, 변화무쌍한 구름이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을 더해준다.

[사진=암각촌(岩脚村)]

[사진=천하제일명산(天下第一名山)]

등봉교를 건너면 암각촌(岩脚村)이라는 마을이 있고, 마을을 통과해서 천하제일명산(天下第一名山) 표지를 지나면 '샤커고도(霞客古道)'라는 옛길을 걷게 된다. 명나라 말 지리학자 쉬샤커(徐霞客)가 삼 년 동안 일 년에 두 번씩 이 길을 따라 치윈산을 등반했는데, 이로 인해서 ‘쉬샤커고도'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치윈산은 음과 양이 화합한 도교의 명산이고, 장수과 건강을 상징하는 곳으로 치윈산을 자주 걸으면 99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사진=샤커고도(霞客古道)]

[사진=망선루(望仙楼)]

샤커고도를 따라서 40분 정도 걸어서 올라 가면 망선루(望仙楼)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입장료(68위안)를 구입해야 치윈산 풍경구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남송의 철학자 주희의 친필로 새겨진 목숨 ‘수(寿)’]

망선루를 지나면 등산로 안내가 비교적 잘 돼있어서,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가면 된다. 난 먼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몽진교(梦真桥)를 건너서 수자암(寿字岩)을 보러 갔다. 수자암 암벽에는 남송의 철학자 주희의 친필로 새겨진 ‘수(寿)’ 자를 볼 수 있고, 새겨진 ‘수’자를 손으로 만지면 100세 이상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제 난 100세 이상을 살 수 있겠다.
 
[사진=월화천가(月华天街)]

치윈산은 585미터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도교문화와 신기한 건축물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질학적으로 독특한 기암괴석이 너무 많아서 지질 박물관을 구경하듯이 호기심이 새록새록 솟아나고 즐거움이 차곡차곡 마음속에 쌓인다. 

수자암을 지나고, 일천문(一天门)을 지나면서 다양한 암각화를 볼 수 있고 삼천문(三天门)을 지나면 도인들이 모여서 산다는 월화천가(月华天街)에 도착한다. 월화천가는 모양이 초승달 같아서 생겨난 이름으로 이 거리는 도관과 민가가 가까워서 항상 향불 연기와 밥 짓는 자욱한 연기가 어우러져 몽롱한 안개같은 연기에 휩싸여 있는 곳이라고 한다. 


월화천가 풍경구에서는 관음애(观音崖), 만수산(万寿山), 석불탑(石佛塔), 백운애(白云崖) 등을 볼 수 있고, 멀리 향로봉(香炉峰)과 오로봉(五老峰)이 보인다. 치윈산은 퇴적물이 쌓이고 물이 흐르면서 형성된 기암괴석이 많아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엄청난 볼꺼리를 제공하여 지워지지 않을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다. 그리고 치윈산에서는 무위자연의 유유자적하는 도인을 만날 수도 있고, 그들과 활기차고 쾌활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치윈산에 가는 방법 

홍차오역에서 황산북역까지 가는 기차가 있으나, 상해에서 일찍 출발하는 기차가 없어서 나는 항주에 가서 갈아타고 황산북역에 가는 방법을 택했다. 홍차오역에서 6시 10분 기차로 항저우동역에 가서 항주동역에서 7시15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8시 40분에 황산북역에 도착했다. 

•홍차오역-황산북역: 약 2시간 30분 
•기차 요금: 193元

황산북역 출구의 왼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8시 55분에 출발하는 1번 버스(2위안)를 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출렁이는 버스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과 멀리 구름 낀 산을 보면서 9시 45분에 종점인 치윈산에 도착했다. 산행 후에는 제운문화중심 (齐云山文化中心)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갔다. 가격은 15~20위안이면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온종일 걷고 난 뒤에 허기와 달콤한 피로가 뒷받침되면 별것 아닌 소박한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으로 둔갑한다. 치윈산 종점에서 5시15분 막차를 타고 황산북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상해로 돌아왔다. 

•황산북역-홍차오역 2시간 27분 소요
•기차 요금: 191元

<치윈산(齐云山)>
•입장료: 68元
•江西省赣州市崇义县思顺乡西北部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비밀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