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요일은 항상 설렌다. 뻔한 일요일이 아니라 특별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서 선택한 산이 생각만큼 아름다운 곳인지, 찬바람은 불어오고 계절은 변하는데, 가을은 어떻게 산과 들을 변화시켰는지 너무도 궁금하다.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서 새롭고 미지의 장소인 위야오(余姚)에 있는 아주 오래된 마을(千年古村)과 산길(叶郎山古道)을 탐색하면서 가을맞이를 해야겠다.
천년고촌(千年古村) 그 특별한 마을(千年古村)을 사진으로 남기고, 옛 것의 흔적을 찾아서 걸어가는 여정이 이어져서 나의 산행이 완성된다. 그 특별한 산행을 의미 있게 채우기 위해서 오늘도 낯선 산등성이를 헤매고 다닌다. 두근두근 설렘과 기대 반 염려 반으로 떠난 여행 길에 만나는 옛 것의 깊이와 운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두리번거리면서 걷다가 보면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미세한 자연의 변화와 오래된 것이 주는 깊이가 행복임을 금세 깨닫게 된다.
자연은 우리 곁에서 자신을 봐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반짝이는 두 눈과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풍경 하나하나에 감탄하다 보면 가슴 가득한 뿌듯함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와 톡톡 떨어지는 알밤, 그리고 도토리가 얼마나 예쁜지는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숲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다. 바람의 노랫소리는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나뭇잎은 살짝살짝 붉게 물들어가고, 곡식들이 누렇게 익어가는 감동을 직접 봐야 한다고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었을 지 궁금해하며 한발한발 걷다 보면, 은은한 들꽃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풀밭도 지나고, 울창한 푸르름을 한껏 뽐내며 하늘 높이 자라는 대나무 숲도 만나게 된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에 숲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운치 있고 멋진 울림이 있는지 모른다. 특히 오래된 옛길과 오래된 고택들은 그곳을 지나는 순간 화가가 되고 싶고, 이야기꾼이 되고 싶게 만든다. 세월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옛집과 그곳에 살고 계신 노부부의 온화한 모습은 분명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오래시간 바람과 비와 햇빛에 퇴색되어 빛 바랜 모습이지만, 그 색채와 모습이 담고 있는 깊이는 벅찬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즐거운 산행
산행은 오래된 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金冠村)의 뒤쪽에 있는 계단길이 시작점이다. 상왕강(上王岗古道) 입구라고 쓰여진 표지를 따라가면 운치있는 돌계단이 이어지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소리와 바람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연한 노랑색 차 꽃의 은은한 향기와 쭉쭉 뻗은 대나무 숲을 걷다 보면 예랑산(叶郎山)에 도착하고, 사자암(狮子岩古道)이라는 표지를 따라서 내려오면 아스라히 먼 곳에 그림 같은 옛집들이 보인다.
마을을 향해서 내려오면 큰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서 내려오면 시내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아름다운 옛길에 취해서 더 멀리 걷고 싶으면,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져 쓰밍호(四明湖)까지 갈 수 있다. 쓰밍호로 이어지는 옛길과 주변 산들이 더 멀리 가라고 유혹하지만 위야오(余姚) 시내를 돌아볼 요량으로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면서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을 내려왔다.
위야오 유명 학자 왕양명(王阳明)
위야오 시내에는 16세기 유명한 학자인 왕양명의 유적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총명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하는 왕양명의 고가(老旧)를 비롯해서 왕양명 공원(阳明公园), 왕양명 구전(阳明古镇)까지 가볼만한 곳이 있다. 왕양명 공원은 나무가 울창하고 많은 정자가 있고, 정상에 올라가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공원에서 구전 쪽으로 내려오면 다양한 볼거리와 색다른 먹거리들이 현란하게 보는 이를 유혹한다.
예랑산 가는 방법
홍차오역 (上海虹桥火车站)에서 7시 32분에 출발해서 위야오북역(余姚北站)에 9시 17분에 도착했다. 남쪽광장에 가서 102 또는 106번 버스를 타고 위야오 버스 터미널(余姚汽车南站)에 가서 (521, 522, 523번) 버스를 갈아타고 진관촌(金冠村)에 가면 된다. 등산로가 다양해서 어느 코스를 선택해도 멋과 운치가 있다. 진관촌에서 위야오에 가는 마지막 버스는 3시 40분에 출발한다.
•홍차오역(虹桥火车站)-위야오베이(余姚北站): 1시간 45분 소요
•기차요금: 98元
•버스요금: 1~2元
[예랑산: 上王岗古道叶郎山(余姚金冠村)]
•입장료: 무료
•주소: 浙江省余姚梨洲街道金冠村冠佩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