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들의 거리 신티엔띠(新天地)와 헝샨루(衡山路)-2

[2007-08-06, 21:55:07] 상하이저널
헝샨루

헝샨루는 프랑스조계지로 일찍부터 외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왔다. 프랑스 조계지라는 말에 혹 멋진 프랑스 남자와 샹송을 연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상상과는 달리 현대적이고 유흥적인 외국인들의 파라다이스가 바로 헝샨루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상해의 이태원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주변에 미국대사관이 있고,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사실 중국이라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다.

헝샨루에서 미국대사관으로 이어지는 그 길에 있는 샤샤스는 피자와 스파게티등을 전문으로 하는데, 붉은 벽돌의 아름다운 외관이 유럽의 저택을 가져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는 것도 일품이겠지만, 거리에서 그 저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하염없다. 그 옆으로 오후의 티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라피스 라줄리가 있다. 58元에 즐길 수 있는 오후 티로 과일티가 일품이다.

Bar의 향연은 그 뒤에서부터 시작된다. T.G.I. Fridays를 중심으로 파파존스, Narcicus Pub, 터키음식점과 이탈리아 음식점, 그리고 밤이면 거리를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 Grand Piano라는 바가 있고, 명색이 밤의 거리인 만큼 형형색색의 전등을 켠 술집들이 즐비하다. Bourbon Street의 라이브 공연도 오래된 밴드의 역사만큼 색다른 감흥을 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밤만 되면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특히 외국인들은 동문회라도 하는 듯이 항상 붐빈다. 친구들과 더위를 잊기 위해서, 혹은 멋진 만남을 기대하면서 오는 이들로 가득하다. 한국 젊은이들도 자주 가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헝샨루역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흥분된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의 代官山이 나온다. 일본식 컨셉으로 요리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적절한 가격에 음식 맛도 괜찮다. 이곳은 외국인뿐만이 아닌 중국인들도 자주 찾는데 더울 때 마시는 차가운 귤 차는 입맛을 다시금 돌게 해준다. 헝샨루 골목 골목에 숨겨진 이 같은 각국의 음식점과 카페들을 찾아가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먹고 노는 장소로만 알려진 헝샨루지만, 가장 번화한 Bar의 거리 맞은편에는 모순스럽게도 상하이국제기독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거리의 평화를 위함일까. 밤이면 십자가가 달린 철제문으로 닫아놓은 폼이 유럽의 성당을 연상시킨다. 상하이에서 가장 큰 교회로 꽤 많은 중국인 신자와 외국인으로 주말이면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신티엔띠? 헝샨루? 어디로 갈까

신티엔띠는 비교적 관광객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어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파는 음식이나 음료들의 가격도 매우 비싸기에 주말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자주 찾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석고문 건축물에 둘러싸여 커피를 마시고, 문화 공연을 보러 가기에도, 근처를 걷다가 더워를 피해 쏙 들어가기에 신티엔띠는 안성맞춤이다. 단순히 헝샨루가 먹고 마시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에 비해 신티엔띠는 거리 자체가 그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임에 의의를 두자. 그에 비해 헝샨루 역시 이국적인 문화로 가득하지만 신티엔띠보다는 적당한 가격과 안정된 분위기로 상하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이미 상하이와 자연스레 동화되어버린 헝샨루와 약간은 인공적이지만 고급스러운 신티엔띠. 두 곳 모두 젊고 활기찬 이방인들의 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기에 한번쯤 시간을 내어 그 분위기를 만끽해 볼 가치가 있다. 때로는 재즈에 취하고 술에 취해 가벼움을 즐기자. 무겁게만 보내기엔 이 여름이 너무 덥고, 무료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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