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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019-01-04, 05:51:58]

#1. 원시 시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의하면, 고대 수렵 채집인들은 개인 수준에서 볼 때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어떤 식물이 독이 있거나 치료제가 되는지 알아야 했고, 폭풍우나 건기가 오기 전에 어떤 징후가 나타나는지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뱀이 숨어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미세한 소리에 귀 기울여야 했고, 벌집과 새 둥지를 발견하기 위해 나뭇잎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했다.

 

#2. 농경 시대


농사를 짓게 되면서 사람들은 해가 뜨면 일터로 나갔고, 해가 지면 잠들었다. 절기에 따라 씨 뿌리고 수확하고 장을 담갔다. 경험 많은 연장자가 하는 대로 따라 하면 틀림이 없었다. 혼자 노동할 수 없었기에 공동체의 윤리가 중요했고, 다수가 하는 대로 따르는 게 안전했다. 

 

#3. 산업화 시대


산업혁명을 거치고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하자 시간에 맞춰 일터에 나가고, 시간에 맞춰 밥을 먹고, 똑같은 기계를 똑같은 방식으로 온종일 돌리다가 시간에 맞춰 퇴근했다.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공정에 부합하기 위해 균질한 노동력이 필요했다. 이것이 근대식 교육의 출발점이다. 근면과 성실이 미덕이 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4. 30여 년 전


고3 때 담임 선생님 책상에는 숫자로 가득한 커다란 종이가 펼쳐져 있었다. 학력고사 400점 만점부터 순차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과 학과가 빼곡하게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는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갔고, 대학은 평생직장을 좌우했다. 경제성장률은 두 자릿수였고,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표준을 따라가면 틀림이 없었다. 정해진 답을 가장 잘 찾는 사람이 성실한 인재로 인정받았다. 시험은 그런 인재를 가리는 잣대가 되었다.

 

#5. 오늘날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들어섰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사이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고, 전기차와 무인자동차가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공유경제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각종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아이들은 유튜브로 검색하고 유튜버에 열광한다. 기술 빅뱅 시대에 이미 교과서에 실려있는 지식은 그 유통기한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더 이상 Fast Follower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되었고 우리가 스스로 표준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러니 사지선다 중 정답을 잘 찾는 사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로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골프공 표면의 구멍은 몇 개일까?(구글 코리아)”와 같은 페르미 문제를 내거나, “세계 기아를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아마존)”, 심지어 “펩시콜라 or 코카콜라?(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와 같은 기상천외한 질문을 해서 사고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아이들을 30년 전의 방식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 시험만 잘 보면 출세했던 과거제도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이다.

 

전 세계 7~10세 아이들의 65%는 지금 없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교육은 표준화되고 매뉴얼화된 대량생산 체제에서는 유효했다. 그러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김건영(thinkingn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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