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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읍조명 서완수 대표

[2015-09-13, 07:03:25]
서완수 대표(오른쪽)와 채영복 총경리
서완수 대표(오른쪽)와 채영복 총경리
 

제품개발부터 생산, 판매, 수출까지 아우르는 한읍조명은 2008년 24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8년만에 500명 규모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법인만 총 10개. 올해 목표 매출은 1200억원이다.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서완수 대표는 “품질이 따르다 보니 매출이 늘었다. 그저 적절한 시기에 전통등에서 LED로 전환을 잘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답변만 반복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기업이 자리 잡고 성장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란 말인가. 묻고 또 묻기를 반복한 후에야 한읍조명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차라리 우리가 만들어보자!
IMF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줄도산을 하던 그 때, 조명 관련업종 품질관리직에 종사했던 서완수 대표는 우연찮게 참가한 중국 박람회에서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 제품 설비를 끌어와 중국에 팔기 시작했다. 삼파장 전구를 주력 품목으로 삼았는데 4~5년간 운영하는 동안 품질 불량이 너무 많았다. 어느 정도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감이 있었던 터라 ‘우리가 차라리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역회사는 한읍조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품질, 품질, 품질
중국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한 회사인 만큼 품질을 최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조명계에 입문한지 25년째인 서 대표의 전공이 품질관리였으니 그 엄격함은 남달랐다. 전체 생산 직원의 10%가 품질관리 인력으로 투입될 정도다. 또한 ISO 국제인증은 물론 중국 CCC 인증, 한국 KC․KS 인증까지 모두 획득했다. 2012년에는 바오샨(宝山)구로부터 ‘기검공건(企检共建)협력중점 단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상하이에서 단 10개 기업만 선정된 것으로, 품질 검사에서 2년간 면제되는 특혜가 주어졌다.
“우리 제품은 전 품목이 KS 요구사항에 맞춰 생산되고 있다. 원자재, 생산, 품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LED 조명으로 KS 인증을 받은 제품은 많지 않다.”
덕분에 불량으로 인한 컴플레인이나 위기상황 없이 한읍조명은 오늘도 승승장구 중이다.

경영 철칙은 신용과 정도
처음 무역회사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중국 내에서 한국 회사에 대한 신용은 무척 낮았다. 선불이 아니면 단 2달치의 일도 맡으려 하지 않았다.
“당시 한국 업체에 대한 신뢰가 너무 낮아 거래 자체를 거부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결제만큼은 제대로 해서 그런 이미지를 없애야겠다고 결심했다.”
실제로 대금이나 직원들 월급을 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결제로 인한 문제가 없다 보니 이제는 중국의 공급 업체들이 먼저 찾아온다. 항상 현금으로 결제하고 날짜를 확실히 지키니 그들이 먼저 와서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자연스레 단가가 인하되면서 매출이 느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편법을 쓰지 않고 정도(正道)만 걸었다. 외국이라 불안 요소가 많다 보니 무조건 원칙 경영을 추구했다. 중국에 저가품도 많은데 우리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그럼에도 자신 있게 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건 품질과 경영에 그만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등에서 LED로
백열전구, 삼파장, 할로겐 등 전통등을 생산하던 한읍조명은 2012년 LED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리고 이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LED 조명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수요가 크게 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따를 수 있었던 건 평소 기술 개발을 끊임없이 했기 때문이다. 한국 본사에 있는 기술연구소에서는 제품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비와 검사 설비에도 꾸준히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형광등만 생산했다면 매출이 이 정도로 늘지 않았을 것이다. 적기에 LED로 빨리 변환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한가지 품목을 집중적으로 하는 타 회사들에 비해 기존의 전통등과 LED 등 다품종을 생산하는 것도 매출 증대의 요인이다.”

일하고 싶은 회사, 한읍조명
바오샨구에 위치한 직업소개소는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소개비를 받고 기업을 연결해준다. 몇 년 전만 해도 인근 일본 공장의 소개비가 높았지만 이제는 한읍조명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많아져 역전됐다. 그도 그럴 것이 매년 10명씩 우수직원을 선발해 한국으로 본사 견학 겸 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일부 직원에게는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생산직 직원의 90%를 차지하는 20대 중반~30대 중반 여성들에게 이만한 동기부여가 있을까. 인근 공장에 비해 직원들의 월급이 높아 세무국에서 조사를 나온 일이 있을 만큼 한읍조명은 직원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谢谢中国
500여 명의 임직원 중 대표 포함 단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중국인일 만큼 완벽하게 현지화를 하는 데에는 교포인 채영복 총경리의 역할이 컸다. 그는 무역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해 온 원년멤버다.
서 대표는 “한국인 법인장을 뒀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중국 정서를 알기에 협상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 교포사회가 있다는 게 중국 시장의 큰 장점”이라며 채 총경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중국이 참 좋고 감사하다. 여기 와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다. 특별한 꽌시(关系)가 있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주고 받은 것들이다”라며 “사천 출신 직원들이 유독 많은데 그 쪽에 학교를 설립해 지원하고 싶은 꿈이 있다. 중국에서 도움을 받고 돈도 벌었으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출 목표가 아닌 꿈을 밝힌 서 대표의 진심이 곧 실현되길 바란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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