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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중국의 성년식을 다녀와서

[2007-08-14, 01:02:09] 상하이저널
학교 방학을 맞이해 상하이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상하이 구경에 중국 친구 사귀느라 이곳에서의 시간은 정말 정신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저번 주말에도 중국 친구 손에 이끌려 그녀의 사촌동생 생일파티에 다녀오게 되었다. 그저 생일이라기에 밥 먹고, 하루 같이 놀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볍게 따라 갔다. 근데 이게 왠걸, 우리나라 칠순 잔치를 방불케 하는 규모와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이유인즉슨 그냥 생일이 아닌 20살이 되어 성년을 기념하는 생일이기 때문이란다. 우리와 다르게 저녁임에도 친척이 다 모인 것도 독특했다

친척 어르신부터 꼬마까지 친지들이 모여 악수를 하고, 간만에 재회하는 듯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습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정신 없는 와중에도 다들 한번씩 돌아가며 올해 20살을 맞이하는 주인공에게 이만큼 성장했음을 축하해주고, 앞으로 성인이 됨에 당부와 충고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물론 红包가 오가는 흐뭇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요즘의 한국 성년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색다르고, 한 아이의 어른으로써의 시작을 이렇게 모두 모여 축하해 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꽤 괜찮은 문화 풍속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축하 받은 아이도 성인으로써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 않았을까?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문득 나 자신의 20살 생일이 생각났다. 가족들과 식사하며 같이 축하하기도 했지만, 의미 없이 친구들과 놀고 마시며 보내 예년과 별 다르지 않았던 기억. 한국에서는 성년식이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 모를 `20송이 장미 한다발과 향수, 첫 키스' 를 받아야 되는 날로 더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성년으로써의 다짐과 각오를 새김에 있어 꼭 큰 행사롤 수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보다는 껍데기를 중시하는 문화로 변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내면서 알게 되는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중국인들의 흥미롭게 다가오는 듯 하다. 많이 보고 만나며 느껴야겠다는 다짐 속에 한편으로는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전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 앞으로 더 무궁무진할 상하이의 생활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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