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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권의 책]대 우주 안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2008-07-01, 05:03:08] 상하이저널
1. 제물포!

지금도 ‘제물포’라는 말을 쓰는지 모르겠는데, 이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 <제(쟤)때문에 물리 포기했어~!>의 은어로 물리 선생님을 가르켜 학생들 사이에 유행한 말이었다. 당시 다른 과목 선생님들조차 ‘제물포’가 무슨 뜻인지를 알고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의 유래는 훨씬 오래 전부터 시작된 것 같다.

수학도 마찬가지지만, 물리도 하루 아침에 정복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수학은 정답이라도 있지만, 물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답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만유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왜 만유인력이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도 그것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천재들도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나의 청소년 시절에, 물리라는 과목은 그런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과목이 아닌,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부담 가는 또 하나의 과목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대학입시에 안 나오는 쓸데 없는 질문 한다고, 진도 나가는데 방해된다고 선생님한테 핀잔을 들었던 기억도 있다.
어쨌든, 물리는 고등학교 졸업과 더불어 나와는 작별인사를 하는 듯 했다.


2. 시간과 공간, 우주에 대한 아름다운 시

2006년 KBS ‘책을 말한다’라는 코너에서 소개된 코비 브라이언의 ‘우주의 구조’라는 책을 우연한 기회에 사 보게 되었다. 물리와는 담을 쌓고 산 지가 너무 오래된지라 내가 그 책을 독파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어린 시절 가졌던 시간과 공간, 우주에 대한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자 독한 마음을 먹고 700페이지가 넘는 책장의 첫페이지를 넘겼다.
책 내용은 사람을 빨아 들이는 마력이 있어, 수와 식을 전혀 사용하지 아니하면서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게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 이론, 초끈 이론, 우주의 기원 등에 대해서 명쾌한 설명을 하는데 이르러서는 저자인 천재 교수에게 박수를 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이나 리처드 파인만 같은 천재 물리학자들은, 수와 식에 갇혀 사는,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도 자신만의 언어(수와 식)로 우주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써 내는 시인내지는 드라마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시인이 쓴 시가 아니라 우주에 대한 시/드라마를 읽고 내가 공감하고 감동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학창시절 이렇게 설명해 주는 선생님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었을까? 그 때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 알고 친구들, 선생님과 토론을 했었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라는 생각조차 들었다.


3. 대우주의 경이로움이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시간과 공간, 우주에 대해 공부해 봄으로써 우주의 경이로움을 새삼 깨닫고, 대 우주 안에서 살아가는 소우주로서의 인간이 얼마나 미약하면서도 대단한 존재이며,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싶다.

▷최원탁 변호사(법무법인 대륙 상하이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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