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天津)시가 선전(深천<土+川>), 상하이(上海)에 이어 중국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폐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톈진 빈하이(濱海)신구를 상하이 푸둥(浦東)신구와 같은 '국가종합개혁시험구'로 지정키로 한 뒤 중국 정부는 톈진 중심의 개발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톈진 빈하이신구는 제조, 물류, 금융, 관광업을 중심으로 중국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아 베이징(北京)과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랴오닝(遼寧) 등을 포괄하는 환보하이(環渤海)지역의 핵심 경제 중심지로 육성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톈진시가 미국 파라마운트사와 공동으로 3년 전부터 7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건설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북부지역에서 이처럼 대규모의 투자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톈진시는 이와 함께 제11차 5개년규획에 따라 2010년까지 매년 70억위안(약 8천500억원)을 투자, 주변 항만을 3배 이상 확대하고 빈하이국제공항을 확충, 여객 및 화물 수송량을 각각 2.5배와 6배까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톈진시는 또 인민은행장을 지낸 금융통 다이샹룽(戴相龍) 시장의 주도하에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 은행과 함께 보하이은행(渤海銀行)을 설립, 선진 금융시스템과 기법을 도입중이다.
톈진은 푸둥신구의 4배 규모인 빈하이신구 개발을 통해 향후 5년간 연평균 17%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빈하이신구엔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도요타자동차, 혼다, 모토로라, 코카콜라 등 외국계 대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고향인 톈진은 '조화(和諧)사회 건설'을 기치로 내건 중국 4세대 지도부가 동부 연안에 치중됐던 경제축을 내륙과 동북 등 중국 전체로 확대한다는 전략 차원에서 개발되고 있다.
상하이 출신의 장쩌민(江澤民) 주석 시절 남부지방에 집중됐던 경제개발을 분산시킴으로써 남북간 경제력 차이를 좁히는 한편 장 전 주석 계열의 상하이방(上海幇)을 견제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톈진은 그동안 공산당 핵심권에 정치적 기반이 미약해 장 전 주석이 지난 98년 이후 한번도 톈진을 방문한 적 없을 정도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 총리는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빈하이신구를 시찰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데 이어 최근엔 중국공산당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톈진을 방문하기도 했다.
톈진이 동북아 물류 및 제조업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