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을 뚫고 시원스레 날아가는 하얀 볼.
휘익~~ 하며 바람을 가르고 내지르는 볼의 비명을 제외하고 필드에서 듣고 싶은 소리는 단 하나는 "나이스 버디~!", "나이스 파~!".
들으면 누구나 기분 좋을 명쾌한 소리다.
누구나 듣고 싶고, 또 듣기 위해서 노력들을 하지만 왜 내가 기분 좋은 스코어를 냈을 때 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왜 다 새 이름일까?'
버디라는 말은 새, 특히 작은 새를 의미 하는데 그 기원은 19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아틀란타의 스미스라는 골퍼가 파보다 1타 적게 스코어를 기록하며 홀아웃을 하고는 "It is a shot of birdie!* 즉, 새와 같이 샷이 날아갔다고 좋아했다는 데서 바로 버디라는 용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후 버디보다 한 타를 더 적게 칠 때는 새 중의 새인 독수리 `이글(EAGLE)', 그리고 파4홀에서 홀인원을 했을 경우나 파5홀에서 두 번 만에 홀인 했을 때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멀리 나는 새인 `알바트로스(ALBATROSS) '를 용어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 가지 더, 파보다 한 타 더 많이 칠 때는 보기(BOGEY)라고 하는데 이 말은 요귀, 악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800년대 말 영국 사람들은 골프 시합에서 파를 놓치게 하여 스코어를 망치게 만드는 골프 코스의 유령들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들을 보기맨 또는 보기대령이라 부르며 싫어했다고 한다. 능숙한 골퍼들에게는 그러한 유령들이 그저 단순한 장애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특히 본인처럼 미숙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기맨이나 더블보기 또는 트리플 보기 대령에게 자주 혼이 난다. 이제는 익숙해 질 만도한데, 아직도 혼이 날 때마다 정신 못 차리고 속상하기만 하니 원….
비록 오늘도, 내일도 보기맨과 보기대령에게 호되게 혼이 날지언정 너무 낙담하거나 그들을 원망하지 말자. 언젠가 높이 떠오를 알바트로스가 그들의 꾸중에서 탄생되는 것을 그대들도 모를 리 없을 테니 말이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