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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부양금은 꽁지돈인가?

[2009-08-03, 06:57:17] 상하이저널
90년대 후반 일본의 유명한 투자 컨설턴트인 오하라 히로시는 상하이에 도착해서 처음 역동적인 도시의 기운을 느낀 곳이 증권시장이라고 한다.

공항에 도착해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이 증권회사들의 광고판이었고 시내를 돌아다녀 보니 증권회사 객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주가 변동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모습 심지어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무선호출기(당시 삐삐)를 통해 알려오는 증권정보를 얻기 위해 한 손에는 젓가락을, 한 손에는 호출기를 들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에서 증권투자가 얼마나 큰 인기가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주식 투자열이 도박열이였다는 것을 아는데 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판만 바뀐다

주식투자가 인기를 끄는 까닭 중 하나가 도박 금지를 들 수 있다. 중국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도박을 법적으로 할 수 없는데 도박장이나 경마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권회사에서 운영하는 객장에서 합법적인 도박을 즐긴다.

돈은 더 많은 이득을 낳는 곳으로 이동한다는 말이 있듯이 90년대 후반 이후 이들은 더 큰 이득을 얻는 곳으로 판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상하이의 경우 2002년부터 서서히 타오르던 부동산 시장이 증권시장에서 넘어 들어온 자금들이 더해지자 서서히 시장이 도박판으로 바뀌어져 갔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더 이상 따라 올라갈 수 없는 가격대가 형성되었고 부동산 매물들은 부르는게 값인 시대가 열렸다. 이시기에는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누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사느냐가 관건이었지 냉철한 수익 분석과 투자계획은 뒷전으로 밀려 났었다.

예를 들면 강원랜드 카지노에 누가 빨리 입장해서 자리를 잡느냐가 중요했지 돈을 잃고 따는 것은 나중 문제였던 것이다.

이후 사람들의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규제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005년부터 부동산 시장의 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도박판의 판돈은 다시 고향(증시)으로 돌아가게 된다. 부동산시장에 빼앗겼던 판돈을 되찾으면서 다시 한번 증권시장은 활황세를 만끽한다. 이후에도 2007년에 주식에 거래세를 3배 올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자금이 부동산으로 잠시 몰렸다가 다시 돌아가는 등 자금이 두 시장을 넘나드는 것이 중국에서도 이제는 낯설지 않아 보인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부동산시장이 정부의 부양책에 편승해 다시 화려하게 살아났고 연이어 잠시 곤두박질 쳤던 증권시장도 부양책을 통해 하락폭의 절반이상을 회복하면서 살아나고 있다.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 4조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11조의 신규 은행권대출을 통해 상처를 치유 받고 있는 것이다.


부양금은 꽁지돈이 아니다

정부가 경기부양의 의지를 가지고 사회간접자본투자와 저금리로 은행을 통해 시장에 자금을 뿌려대자 망가졌던 증권시장이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고 꽁꽁 틀어막았던 부동산시장의 마개를 열자 언제 침체기였는지를 잊어버릴 정도로 단시간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가 자랑하는 돈의 힘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돈이 가져올 수 있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역기능도 존재한다. 지난 상반기만 하더라도 신규대출이 6조가 넘었다. 이유는 싼 이자에 돈을 가져 갈 수 있다고 하니 너도나도 대출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돈이 결코 건설적인 부분에만 흘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이러한 돈들이 도박판의 판돈과 같이 쓰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러한 일들이 주식과 부동산시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박판에서 도박에 사용될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일명 꽁지돈이라고 한다. 도박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는 사람을 위해 돈을 빌려주고 고리를 떼는 것인데 그 이자가 만만치 않다.

지금 정부는 본의 아니게 낮은 이자를 내세우며 합법적인 꽁지돈 장사를 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중국경제의 두 기둥이 임시 방편으로 돈을 이용해 상처를 동여 매었다고는 하나 두 시장에 도박열이 강하게 불어 든다면 그 이면에 상처는 더욱 곪아갈 것이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면 금구은십(金九银十)이라는 부동산시장의 황금시기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시기가 도박판으로 변할지 아니면 건강한 활황세를 이어갈 지는 투자자와 정부의 의지가 어떻게 합의점을 찾는지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 날 것이다.

부양금이 꽁지돈이 되는 순간 여러분의 경제도 파산에서 자유로워 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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