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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진짜 한국인!

[2009-11-19, 15:28:04] 상하이저널
며칠 전 일본친구가 함께 어묵을 먹다가 “한국에도 어묵이 있어?”라고 넌지시 물어왔다. 순간 발끈한 나는 “당연히 있지!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묵을 먹는데”라고 대답했다.

사실 별 뜻 없이 물어온 질문이었지만 이 발끈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마 본의 아니게 한국을 무시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한번은 갑자기 붕어빵이 먹고 싶어져 옆에 있는 일본친구에게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서 한국에서 파는 단 팥이 들은 빵이라며 열심히 설명했다.
한참을 듣던 내 친구는 “일본에도 있는 것 같은데…”라며 대답을 했다.

일본에도 붕어빵이 있을 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난 아마도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한 것일 거라고 자신 있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고 우연히 컴퓨터를 하다가 붕어빵 생각이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놀랍게도 일본에서 들여온 음식이었다.
자신만만하게 친구 앞에서 설명했던 내 모습이 갑자기 머리 속을 휙~ 하고 지나갔다.

‘외국 나가면 자연스럽게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있듯이 평소에 하지 않던 한국 자랑을 이 곳 중국에서는 유난히 많이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주위에 있는 다른 나라 학생들이 “한국음식 정말 맛있다”라던가 서투른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넨다던가 원더걸스의 ‘Nobody’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괜히 뿌듯해져서 자연스럽게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 것 같다.

그러나 외국인이 조금이라도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유난히 내 일처럼 발벗고 설명을 한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마치 가족 욕을 들은 것처럼 과민반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듯 하다.

실제로 한번은 모르는 중국인이 내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고는 처음 봤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 정말 싫다. 특히 단일민족 사상이 너무 거부감이 든다”고 말을 했다.
한국에 실제로 가본 적은 없다고 하지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한국의 이런 모습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또 한번 어떤 외국친구는 “한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끼리만 어울리는 것 같아서 낄 자리가 없다”며 똘똘 뭉친 한국인을 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인의 단합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봐도 단연 으뜸일 정도로 단일민족 사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어쩔 땐 나 또한 그랬듯이 그릇된 애국심으로 발끈하며 한국의 잘못된 점까지 옹호하곤 한다.

너무 그런 의식이 박혀서 그런지 몰라도 가끔 일본친구와 놀거나 일본물건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면 내가 애국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점점 세계화에 맞춰 이런 의식이 사라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대다수가 이런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는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은 그대로 간직하고 좀더 넓은 포용력을 가진 너그러운 한국인이 되고 싶다.

▷정미유(ohoh87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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