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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의 新차이나 리포트] 만만디, ‘느림’이 아니라 ‘여유’

[2011-12-03, 15:20:39] 상하이저널
중국인의 여유로움을 이해해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과연 여러분들은 얼마나 여유롭고 참을성이 많은지 궁금하다. 아니 아마도 자신이 얼마나 급하고 불 같은 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격이 모두 다 급하고 불 같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지 비교할 대상도 없다. 50보 100보라고나 할까! 모두 다 급하다고 보면 딱 맞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에 진출을 하면서 이 성격상의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대두되는 이유는 우리가 중국에 와서 중국인들과 같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필자의 칼럼에서 설명을 했듯이 중국인은 느린 것이 아니라 여유롭다. 그런데 우리는 느리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즈음 중국인 사이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을 비교하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그리 후한 점수가 매겨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일본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감안하면 그리 바람직한 결과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본인은 중국에서 특히 자신들의 성격과 성향을 십분 발휘하여 중국에서 그리 표내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조용조용 남을 배려하고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이 많은 곳은 피하고 직원들에게는 예의로 대하고 그렇게 그들은 티 나지 않게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와 중국인과의 관계를 비교하면 그 특징은 더욱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당에 가서 재촉하는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복무원들에게 가장 껄끄러운 손님이 되고 있다.

주유소에 가서도 호스가 네 개나 있는데 그걸 같이 이용하지 않고 한 차 한 차 주유를 하는 주유원들을 보고 분통을 터뜨리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은행에 가서 1시간씩 기다리면서 그들의 업무효율에 대해 술안주 안 삼아 본 사람도 별로 없다. 전화국에 가서 필자는 2시간을 기다리고 새치기 하는 중국인과 직원들에게 어마어마한 큰 소리로 야단을 친 적이 있다. 그들이 필자가 한국인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후회해도 우리의 얼굴에 먹칠을 한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몇 분 걸리지 않았다.

이런 우리의 성격상의 문제와 중국인의 만만디(慢慢地)라고 하는 여유로움의 갭을 우리는 과연 무슨 재주로 메울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필자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같이 고민하고 같이 토론하지 않는다면 자꾸 나빠지는 우리에 대한 평가를 다시 옛날로 돌이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앞에 일본인들에 대해 잠시 언급을 한 것이다. 요즘 영토문제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불매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일본인을 구속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들의 사이에 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우리가 그저 좋아하고 있을 때인지 의심스럽다. 이번 일로 우리는 중국에서 얌전히 지내고 있는 일본인들조차도 이런 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음을 간파하고 꼭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본인들의 절제와 조용함도 없고 중국인들의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도 없다. 다만 60년 세월의 빠른 성장에서 얻은 조급함이 이곳에서 드러날 뿐이다. 이 성격이 한국에서 한국인들끼리는 전혀 문제없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한 우리를 과연 누가 뭐라 할 자격이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성격 경쟁력인 것이다. 우리들끼리의 비교가 아니라 이제 중국에서 중국인들을 상대하는 우리는 이전의 성격으로는 절대 그들에게 우리를 이해해 달라고 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성격과 성향을 뒤돌아보고 중국인들의 만만디하고 여유로운 성격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를 잘 연구해야 할 것이다. 식당에서 빨리 달라고 소리치지 말 것이며, 골프장에서 앞 조가 늦게 친다고 공 던지지 말 것이며, 운전할 때 늦게 간다고 끼어든다고 욕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아닌데 중국인과 싸우고 그럴 때마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나타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국인은 식당에서 웬만하면 빨리 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종업원들과도 치사하게 싸우지 않는다. 운전할 때 욕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다 한 번씩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끼어들기 하면 받아주고 늦게 가면 자기도 늦게 가거나 아무 말 없이 자기가 앞서 간다. 그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여유이며 대포 큰 너그러움이다. 이제 우리도 이곳에서 마음을 한 번 크게 열고 큰 사람 즉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아니 이제 우리는 더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제부터는 대인배가 되어야 한다. 그들의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을 이제 생활화 해야만 한다. 그래야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학진(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 동사장)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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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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