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교민사회의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상해한국상회 송년의 밤’에서 의미 깊은 행사가 있었다. 올 한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교민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신 분들께 감사패를 수여 한 것. 감사패를 받는 사람을 바라보며 유난히 기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상해대한노인회 어르신들이다.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상해대한노인회 어르신들께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유요동 씨를 향한 박수다.
유요동씨가 상해대한노인회 어르신들께 중국어를 가르친 지 벌써 만 5년째,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이면 한번도 빠짐없이 중국어를 가르친다.
유요동 씨가 중국어를 가르치게 된 것은 바로 어르신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시던 어머니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시작됐다. 대한노인회 회원이었던 유요동 씨의 어머님이 다른 회원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던 중, 일이 있거나 사정이 생기면 유요동씨가 대신해서 중국어를 가르치다, 5년 전부터는 혼자 중국어 수업을 이끌어 오고 있다.
금수강남 1기 앞에서 중화요리 ‘도원’을 운영하면서 매주 이틀을 할애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유요동 씨는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어, 오히려 즐겁다” 는 대답이다. 수업이 있기 전날에는 약속도 안 잡고 술도 마시지 않고 있단다.
상해대한노인회 어르신들께 가르치는 것은 주로 중국어 회화, 중국 거리에서 편히 쓰실 수 있도록 실용 회화에 중점을 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발음의 정확성이다. “단어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중국인들이 잘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발음 교정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한다. 이렇게 익힌 중국어 로 상하이거리에서 다른 중국인과 유용하게 대화를 하셨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 뵐 때마다 뿌듯해진단다.
유요동 씨가 어르신들께 가르치는 것은 중국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중국문화 체험을 위해 경극을 함께 보러 갔다. 중국 문화 체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자비를 들여 자리를 마련했다.
어르신들과 중국 내 여행도 함께 다닌다. 구채구, 운남 여행도 같이 다녔다. 같이 다니면서 말벗도 되어드리고, 통역도 해드리고, 짐도 들어 드린다. 긴 여행에도 전직 한국 약사 출신답게 만반의 준비를 갖춰 어르신들의 건강도 걱정 없다.
유요동 씨가 어르신들을 모시는 것만큼 어르신들도 그를 챙긴다. 집에는 할머니들이 담궈 주시는 김치가 떨어질 날이 없을 정도다. 김치를 담그면 먼저 그를 챙겨 김치를 가져다 줄 정도로 서로가 배려하고 아낀다.
“상하이 교민사회가 노인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는 그는 어르신들이 무료한 상하이 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컴퓨터나 DVD 등의 기기가 지원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자신과 배운 중국어로 어르신들이 중국 생활을 여유롭게 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유요동 씨의 어르신 사랑이, 상하이 교민 사회에 따뜻하게 퍼지기를 바래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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