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4명 무국적자로 학교도 못 다녀
교민들, 의식주 해결 등 도움 손길 이어져
최근 ‘칭다오 한인들의 모임(이하 칭한모)’ 인터넷카페에 한국 교민들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한 가정의 딱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한국인 아버지(51세), 조선족 어머니(40세), 딸 셋과 늦둥이 아들 4남매의 이 가정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지난 10일 아버지가 불법체류자로 강제 추방돼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칭한모 아름이 봉사단에 따르면, 이 부부는 혼인신고가 돼있지 않은 상태이며, 네 자녀는 무국적자로 이 중 2명은 출생신고도 하지 않았다. 세 딸아이는 각각 12, 10, 7세로 초등학교를 다녀야 할 나이지만 국적이 없어 등교조차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가정은 아버지 이씨가 현지 공안국에 의해 수감되기 전, 칭다오 라오산(崂山)아래 위치한 매월 450위안의 월셋방에 살고 있었으며, 아버지는 수 차례의 사업실패 및 경제생활능력 부족으로 라오산에서 채취한 엄나무, 칡뿌리, 도라지 등을 시장에다 팔아 매월 고작 1000위안의 생활비로 연명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6개월 간의 집세를 지불하지 못해 집주인과 언쟁을 하던 중, 집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공안에 연행되었으며 신원조회결과 불법체류자임이 밝혀져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공안국은 지난 10일 강제추방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칭한모 아름이 봉사단은 이 부부의 요청에 따라 혼인신고를 거쳐 가족 모두 한국으로 귀국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서류 수속이 마치기 전까지 이 가족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있다.
이 소식이 게시판을 통해 알려진 지 1주일째, 한국계좌에 한화 40만원, 중국계좌에 1만위안이 모금된 상태다. 또 현지 교민들은 이들을 위해 조선족 동포들이 밀집한 지역인 청양구(城阳区)에 새로운 집을 마련, 6개월 월세(7000위안)를 납부하고 식품, 의류,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등 온정을 베풀고 있다.
조선족 학교 입학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름이 봉사단은 “조선족 학교의 한 학기 학비가 개인당 4000위안으로 적지 않은 액수다.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문제가 시급한 상태이며, 어른들의 책임을 묻기 전에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한국으로 추방돼 고향에서 노모와 함께 거주중인 이 씨는 현재 혼인신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한모 아름이 봉사단: 0532)8774-1304, 186-5326-1723
▷이준형 인턴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