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차별화 시켜라.. 서울대 경영학과· 영어통역병 ‘일병 박찬민.’
·상해미국학교 졸업
·2010 서울대 경영학과 입학
·현 대한민국 육군 통역병
대학 입학에 가장 기여한 요인
풍부한 외국 경험에서 나온 문화 이해라고 생각한다. 나는 토플이나 HSK과 같은 외국어 능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으나 너도나도 모두 영어를 잘하는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를 두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민 카드가 바로 ‘풍부한 외국 경험’이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 경험은 그 현지를 방문 하는 것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피부로 느끼며, 그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다. 오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다른 나라 생리를 깊숙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학에서 모를 리 없다. 그러한 대학의 의중을 이해하고 노린 것이 내가 합격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같다.
입학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학생들에게 줄 팁이 있다면?
나는 교외 활동의 중요성에 무게를 싣는 바이다. 입시 경쟁자들 모두 외국어에 능숙하고 외국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발짝 더 멀리 나아가, 내가 그 학교에 적합한 인재임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나는 9학년 때부터 꾸준히 농구를 했는데, 그 덕에 11학년 때는 Junior Varsity Basketball 팀에서 주장을 맡았다. 경영학도에게 리더십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자기 소개서를 쓸 때도 이 점을 매우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현재 대학을 준비하는 한국학생들 또한 자신이 희망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서 장점으로 이용 될 수 있는 특성들을 교외 활동으로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학생에게 경영학과를 추천하고 싶나
나는 스티브 잡스 같은 지도자를 보며 꿈을 키워왔다. 오천만 국민이 사는 자그마한 나라에서 세워져 이제는 미국 시장을 위협하는 기업, 삼성에 대한 호기심도 가득했다. 경영학과에는 장단점이 있다. 경영학과는 학문이 아니라서 다양한 방면으로 공부한다. 회계, 재무, 마케팅 등을 같이 공부하다 보니 각 분야에 깊숙이 파고들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나는 책상 앞에 앉아 4~5시간씩 꼼짝 않고 공부하는 데에는 쥐약인지라 오히려 다양한 지식을 쌓아가는 편이 즐겁고 신선하다. 더 나아가, 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영학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일명 말발도 좋아야 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특성들을 계발하고 보완하여 내 장점으로 살리고 싶은 욕심이 컸다. 나와 비슷한 점을 많이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한국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군대이다. 영어통역병이 된 계기와 과정 등을 설명해 달라.
나는 군대에 있는 21개월 내 장점을 살림과 동시에 내 자신을 계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었다. 그 때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영어통역병이라는 보직을 접하게 되었다. 항상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하던 와중에 2학년 1학기가 끝났고, 8월에 영어통역병 시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허겁지겁 알아본 후 무작정 학원을 등록했다. 영어 통역병 시험은 크게 번역과 통역으로 나뉜다. 번역은 쓰기이고 통역은 말하기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 주어진 문서 혹은 음성을 번역, 통역 해야 한다. 문제는 시사경제와 군사 관련 내용이 출제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군사 관련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문적인 단어도 간혹 나오기 때문에 학원을 다니기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시험을 보고 며칠이 지나면 합격 여부를 알려준다. 한미연합사에 배치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방으로 가게 되는 사람도 있다. 시험 점수에 따라 배치 부대가 달라진다는 루머가 있지만, 말 그대로 루머일 뿐이다. 영어 통역병들도 다른 현역들과 똑같이 논산에 가서 5주간 훈련을 받는다.
영어 통역병이 되면 어떠한 일을 하는가?
입대 했을때 나는 영어 통역병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어 쓸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어 통역병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내가 모시는 상사가 공식석상에서 외국인과 대화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내가 중간에서 통역을 한다. 또한 큰 훈련이 있을 때는 상급 부대에서 미군들과 합세해 함께 군사 훈련을 한다. 거기서는 간부들이 작성한 자료 번역을 하고, 미군과 한국군이 성공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언어면에서의 문제를 최소화 하는 것이 내 일이다.
상하이에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중국은 여러 의미에서 기회의 땅이다. 현재 중국이 미국까지 위협하는 강대국이 되어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살로 체험한다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다. 나는 한국에 온 이후 왜 그 기회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을까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다른 학생들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 그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으면 싶다.
▷고등부 학생기자 박혜민 (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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