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월드컵 경기와 관련된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베이징시 공안당국의 요청도 '대~한민국'의 뜨거운 함성을 잠재우지 못했다.
베이징시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왕징(望京)지역 한 체육관에 500여명의 교민들이 모여 한국-토고전이 진행되는 90분동안 목소리 높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체육관 주변에 모여 있는 바에도 대형 스크린이 마련됐고, 축구경기를 볼 수 있는 곳에는 붉은 옷을 입은 한국인들이 모였다.
베이징시 공안당국이 월드컵이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월드컵 행사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한인회나 유학생회가 주도하는 대대적인 응원 행사는 펼쳐지지 않았지만, 한국인이 모이는 장소는 교민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한국 경기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붉은 색 옷을 입고 체육관에 모인 교민들은 체육관에 마련된 3개의 대형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반전 토고가 선취골을 넣은 후에도 교민들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후반전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체육관은 교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으며, 떠나갈 듯한 응원과 함께 전기가 나가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나 체육관측이 신속히 수습해 다시 전기가 들어오자 교민들의 응원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고 이에 화답하듯 안정환의 결승골이 터졌다.
결국 한국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교민들은 모두 서로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가 끝난 후 단체 응원을 준비한 주최측은 체육관을 벗어나면 늦은 시간 중국인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고, 교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체육관을 정리한 후 승리의 기쁨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채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