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최근 중국 언론이 앞다퉈 보도해 많은 사람들의 화제에 올랐던 다섯 쌍둥이 '슈퍼 임신부' 출현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독자(獨子) 남편에게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17세 어린 아내가 꾸며낸 거짓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본인이 자진해서 거짓 임신이었음을 밝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언론매체의 사실 확인 책임 소홀과 센세이셔널리즘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으며 언론계 내부의 자성론도 제기되고 있다.
희대의 '슈퍼 임신부'에 관한 소식은 지린(吉林)성에서 발간되는 한 신문이 지난 12일 "쑹위안(松原)시에 다섯 쌍둥이를 밴 '슈퍼 임신부'가 나타났다"고 보도한 후 그 내용이 많은 신문과 인터넷 매체에 전재됨으로써 전국에 퍼졌다.
이 신문은 차(喬)모라는 여성이 임신 3개월 째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세 쌍둥이로 나타났고 2개월 뒤 재진찰 때는 다섯 쌍둥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현재 이 여성의 배 둘레가 키보다 8㎝나 더 되는 1m75㎝에 이르렀다"고 전했었다.
신문은 차오위보의 실제 나이가 겨우 17세인데도 "올해 22세인 그녀가 (21세 때인 지난해 말에 25세였던 류(劉)모와 결혼했다", "하루에 많을 때는 일곱 번 밥을 먹는다", "본인은 베이징에 가서 애를 낳고 싶어 한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차오는 14일 창춘(長春)TV 기자와 한 병원의 원장 등을 한 호텔에 초청해 놓고 자신이 다섯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것은 남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꾸며낸 일이었다고 실토했다.
'슈퍼 임신부' 출현을 처음 보도한 신문은 이 병원장의 말을 인용, 차오가 올해 17세이고 결혼 후 두 차례 임신을 했다고 전했다. 첫번째는 두 쌍둥이였고 두번째는 세 쌍둥이 혹은 네 쌍둥이였으나 두 차례 모두 유산을 했다는 것이다.
차오는 두 번째 유산을 했을 때 공교롭게도 독자인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상태여서 유산 사실을 알리면 남편이 큰 충격이 받을까봐 이를 감추고 옷가지와 솜 등을 사용해 임신으로 배가 부른 것처럼 꾸몄다고 말했다.
임신으로 위장하는데 사용한 옷가지, 솜 등 7-8㎏을 몸에서 걷어낸 차오는 자신의 거짓 임신 사실을 털어놓은 뒤 "나에게 그처럼 관심을 많이 가져 준 여러분에게 정말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개월 동안에만도 '60대 아내와 30대 남편', '70대 할머니 임신' 등 센세이셔널한 '사건'들이 보도됐으나 얼마 가지 않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나 독자들과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일이 몇 차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