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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만드는 사람_큐레이터 마린(马琳)

[2013-08-07, 17:24:06] 상하이저널
[Whu’s Interview 4th]
“중국 현대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전시 만드는 사람_큐레이터 마린(马琳)
 
전시 만드는 사람_큐레이터 마린(马琳)
전시 만드는 사람_큐레이터 마린(马琳)
 
예술가는 발언하는 사람이다. 그 내용이 듣기에 좋은지 아닌지, 아름다운지 추한지, 듣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음 문제다. 예술가는 자신의 몸으로 세상에 충돌하고 그렇게 얻은 충격을 발언한다. 그의 발언은 동시대에 수용되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겨우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물론 영영 읽히지 않는 예술가도 부지기수다.

비평가는 예술가의 발언을 해석하고 동시대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람이다. 예술가의 발언에 일반적인 언어 문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예술가는 사회의 문법, 타인의 문법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그들의 문법을 배우고 풀어서 세상의 문법으로 옮겨 전하는 것이 비평가의 몫이다. 비평가는 자신의 공식으로 예술가의 발언을 풀어내고 공식에 맞는다고 여기는 것들을 골라 칭찬하고 틀렸다고 여기는 것들을 지적한다.

예술가와 비평가와 관객 사이에 또 한 부류의 사람이 있다. 절반쯤은 예술가에 걸치고 절반쯤은 비평가에 걸치며 둘 중 무엇도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전시기획자라고 번역하는 것이 적당할 테지만 어쩐지 큐레이터라는 영어 단어가 더 익숙하고 당연해 보인다.
 
 
99art center의 예술감독
마린은 큐레이터이다. 현재 상하이대학교의 미술학원 교수인 동시에 상하이대학교가 운영하는 모간산루의 전시공간99art center의 예술감독이다. ‘현대미국예술제도’를 주로 연구한다. 우리는 99art center(莫干山路50号6号楼1F)에서 만났다.

MA_2007년부터 이곳을 꾸려왔습니다. 이 공간은 내 큐레이팅 연구를 현실에 구현하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작가들, 특히 젊은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주고 동시에 학생들이 큐레이팅을 실습해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현대 예술은 사회현실에 개입하고자 한다”
전통예술은 추상적 아름다움을 현실에 재현하고 그것을 감상대상으로 삼았다. 그런데 오늘날에 이르면 예술은 더는 아름다움의 재현이라는 목적을 독점하기 어렵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움을 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전통적 방식으로서의 예술은 여전히 존재가치가 있을까? 그리고 현대예술은 또 어떤가?

MA_20세기 이후, 예술은 그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어 왔습니다. 지금은 개념 자체도 예술인 시대잖아요. 현대에 이를수록 예술은 사회현실에 개입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외에 어떤 역할을 하려는 것이겠지요. 예술에게 사회를 바꾸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반응입니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내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예술가의 방식이지요. 다른 어떤 장르와도 다른 방식 말입니다.
 
“좋은 큐레이터는 비평가적 안목을 가져야”
마린은 현대 예술이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그 자리에 있는 큐레이터다. 그가 있는 공간에 다양한 비평가와 큐레이터를 모아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다양한 학술교류의 기회를 만든다. 새롭게 시작하는 큐레이터 중에는 그저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끌어모아 두는 것을 큐레이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마린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MA_작가들의 작품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대중에게 소개하는 직업이니까 큐레이터는 분명 서비스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전시 기획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공부와 분명한 이론적 배경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미술사를 전공한 덕분에 큐레이터 중에서도 학술적 성격이 강한 전시를 기획하는 편입니다.
 
예술가는 일생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만듭니다. 큐레이터는 그 다양한 시기 중에서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작품을 골라내는 것이지요. 물론 그 의미라는 것은 주관적일 겁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동일한 작품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별개의 전시에 소개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론적 배경 위에서 전시를 기획하느냐 하는 것이죠.
 
좋은 큐레이터는 우선 비평가에 준하는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미술사에 대한 깊은 이해도 있어야 하고요. 작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의견을 모아서 하나의 전시로 묶어야 하니까 소통능력 역시 중요합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해외 작가나 단체와 협업하기 위한 외국어 능력도 요구됩니다. 이 바탕 위에 자신만의 이론적 틀을 갖춰가는 것이 좋은 큐레이터가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2년째 진행하고 있는 큐레이터 양성과정에서도 같은 부분을 강조합니다. 큐레이터가 되려는 학생들에게는 벽에 못박는 법부터, 작품 설명 쪽지를 붙이는 법부터 가르칩니다. 단단한 기초와 기본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녀의 꿈의 전시
큐레이터로서 기획하고 싶은 ‘꿈의 전시’에 대해 물었을 때 마린은 작게 웃었다. 이 나이에 꿈에 대해 말하는 것이 조금은 우습다는 표정이다. 자신을 대단한 큐레이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주어진 자리에서 능력껏 일한다는 그는 다만 중국 현대예술 발전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겠다고 했다. 지금 그는 내년 3월, 2000년대 이후의 새로운 중국미술을 소개하기 위한 전시를 기획하는 중이다.
 
▷사진·글: Mark Ban
 
사진 작업 공간 Space Whu와 사진커뮤니티 fshanghai를 꾸리고 있다. www.spacewhu.net www.fshanghai.net
forgogh@gmail.com    [Mark Ban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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