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中 가장 강력한 보툴리누스균 감염의심
의식, 호흡, 언어장애 발생
중국 국내에서 항체 구하는데 어려움 겪어
얼마 전 후난성(湖南省)의 8세 여아가 길거리에서 파는 소시지를 먹고 의식불명, 호흡마비, 전신무력으로 응급실에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중궈신원왕(中国新闻网)은 13일 보도했다.
지난 11일 엄마와 수영장에 돌아오던 중 길에서 파는 소시지를 먹었고, 그 후로 얼마지 지나지 않은 오후 5시, 아이는 의식이 흐려지고 전신의 힘이 빠지는 증상을 호소했다.
아이의 엄마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며 “처음에는 아이가 수영 후 피곤해하는 줄로만 알았다. 다음날 아이가 일어나지도, 걷지도 못할 줄 누가 알았겠나”하고 울먹였다. 이에 “12일 아이가 후송됐을 때는 이미 호흡마비 증상이 있어 인공호흡기부터 장착했다”고 후난성 소아병원 집중치료실 주임 루슈란(卢秀兰)부교수는 설명했다.
“사태파악을 하던 중 아이와 아이의 엄마가 같은 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이 수영장을 다녀오며 소시지를 먹었다는 점과 발병 증상을 보면 보툴리누스 식중독균 감염이 유력하게 의심된다”고 의사는 덧붙였다.
중문으로 로우두간쥔(肉毒杆菌, Clostidium botulinum)은 보툴리누스 식중독의 원인세균으로 식품 중에서 균이 증식하는 과정 중 생겨난 독소를 섭취하면서 식중독에 감염된다. 보툴리누스 식중독은 유럽에서 1천년 전부터 알려졌을 만큼 오래되고 유명한 식중독이다. 이 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식중독을 ‘보툴리즘(botulism)이라 하는데 독일어로 ‘소시지 중독’이라는 어원에서 유래했을만큼 소시지 섭취로 인한 보툴리누스 감염이 많았다.
중독 초기증상으로는 무력감, 현기증, 호흡곤란, 언어장애, 근육 약화, 복부 팽만, 변비 등 흔한 증상이 있으며 섭취 후 4시간부터 8일 내까지도 발병이 가능하다. 이 독소는 열에 약하여 80도에서 10분 이상 가열하면 파괴된다. 발병률은 낮으나 발병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높다.
12일 오후 3시, 후난성소아병원은 긴급대책회의를 마련했지만 병원은 물론 성급 보건소, 의약회사부터 장사(长沙)의 대형병원 어디에도 보툴리누스 식중독 항체가 구비돼 있지 않아 혼란에 빠졌다.
루슈란 교수는 각방으로 연락을 돌린 결과 전국에서 오직 간수(甘肃) 란저우(兰州)에서 생산한 항체가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했다. 항체는 발병 후 이틀, 병원 후송 후 하루가 꼬박 지난 13일 오후 5시에서야 장사공항에 도착했다.
한편, 현재 아이는 의식은 회복했지만 자가호흡은 불가능해 인공호흡기를 사용 중이며 언어 장애 역시 아직 호전되지 않은 상태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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