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세계 한인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민주당 소속 의원 20명과 한인단체 지도자 11명 등 30여명이 정부에 ‘재외동포청’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명예의장과 김성곤 수석부의장, 박병석 국회 부의장을 비롯한 김영환, 안민석, 이언주, 윤호중, 조정식 의원 등 20명의 국회의원과 임도재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홍영표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 양동준 일본 동경민주연합 대표 등 11명의 한인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재외동포기본법안 제정 및 재외동포청 설립 추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재외동포 업무의 효율적 집행과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외동포청’을 설치(재외동포재단의 해산)토록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한명숙 세계한인민주회의 명예의장은 “세계 한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법안을 제출하게 됐다”며 “이 법안은 특별한 의미가 있고, 현실 실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하고, 재외동포 자신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만들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재외동포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것에 이어 큰 선물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홍영표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입법안에 대해 해외동포를 대표해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재외동포정책이 외교부 등 여러 부서에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동포청 설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명숙 명예의장과 김성곤 의원, 한인단체 지도자 등 약 30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본관 의원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한 명예의장은 재외동포청 추진이 필요한 이유와 그동안 추진되지 못한 이유 등 검토사항 등을 설명했으며, 김성곤 수석부의장은 재외동포기본법안의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 여당의 부담을 고려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만으로 제안하게 됐다는 법안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이들 한인단체장들은 여러 부처에 분산된 재외동포정책을 효과적으로 펴기 위해서는 동포청 설립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형식에 구애받음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간담회 중 한 명예의장은 “재외동포청과 함께 상설위원회를 두는 것도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협의체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형모 재외동포포럼 이사장은 “협의체가 생기는 것도 한 방안일 수 있을 것이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홍영표 대양주총련 회장은 “전 세계 한인회장 중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는) 중국을 빼고는 반대할 곳이 없다”며 “법안 발의 시 도움이 될 것이므로 28일 열리는 재외동포기본법안 공청회에 대륙별연합회장을 참여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홍 회장은 또 “차기 총선 전 재외동포청 설립이 가능해지면, 동포 투표율이 2~3배 더 높아질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후 의원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방안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임도재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은 “시작을 한 일이므로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한다”면서 “각론을 가지고 논의를 계속하면 시간만 지체된다”고 신속한 법안 추진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세계 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의라든지, 한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하는 자리를 기회 삼아 여당 쪽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렇게 하야 어느 정도 의견이 집약되면, 이 일이 더 큰 힘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효정 세계한인여성유권자총연합회장은 “세계한인회장 때 한인회장들의 동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며 “재외동포청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추진위원회 등 필요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성곤 의원이 대표발의할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재외동포기본법안’과는 별개로 ‘2014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인 임도재•홍영표 회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1,100여개 한인회와 한인단체들의 자발적 노력을 통해서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 등지지 활동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