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기간(1∼7일) 중국인들의 쇼핑 행태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돈 많은 관광객들은 해외에서 명품을 싹쓸이한 반면에 평범한 국내 여행객들은 쇼핑을 자제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7일 BBC방송 중문판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기간 런던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웨스트엔드의 명품 백화점 등에서 핸드백, 구두, 시계 등을 대거 사들였다. 여성 쇼핑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구치, 루이뷔통, 프라다 등이고 남성들은 롤렉스, 오메가 등 고가 시계 상점을 많이 찾았다. BBC는 20, 30대 젊은 쇼핑객이 많아 놀라움을 주고 있다면서 런던 쇼핑가가 상하이의 평일 쇼핑가를 떠올리게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영국 유통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번 연휴기간 1인당 쇼핑 액수가 공식 집계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급증한 중국 관광객은 쇼핑에 평균 8000파운드(약 1400만원)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을 찾는 중국인은 2010년 10만명에서 지난해 1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이 런던으로 몰리는 것은 런던에서 산 제품에는 중국과 달리 세금 30%가 붙지 않아서다.
중국 서민들은 쇼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여행 중 쇼핑을 강제하거나 추가여행비를 받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새로운 여행법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되면서 관광지 상점가에 한파가 불고 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보도했다. 새 여행법이 여행안내원 수고료를 관광객 쇼핑을 통해 충당하게 하는 관행을 금지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윈난(雲南)성 디칭(迪慶) 짱족(藏族)자치주 관광국은 6일 샹그릴라 관광객들에게 추가비용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린 여행안내원과 여행사에 각각 면허정지와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