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애플’이라 불렸던 중국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小米)가 중국 시장에서 ‘진짜 애플’을 위협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이제 더 이상 모방기업이 아닌 혁신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잡지인 '테크놀로지 리뷰 '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혁신적) 기업 50위'에서 샤오미는 30위를 차지했다. 반면 혁신을 자랑하던 애플은 50위권 순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샤오미가 더 이상 ‘짝퉁 애플’ 아님을 세계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샤오미는 애플을 코앞까지 추격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시장점유율 7%로 5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샤오미가 6위(6%)를 차지했다. 애플과 샤오미간 시장점유율 차이는 고작 1%포인트에 불과한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샤오미’ 띄우기에 나선 형국이다.
앞서 18일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당서기는 중국을 방문한 대만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에게 샤오미 스마트폰 2대를 선물했다. 스마트폰 뒤에는 ‘양안이 손을 잡고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자’라는 문구를 새기면서 샤오미는 양안 협력의 상징 스마트폰으로 각인됐다.
실제로 샤오미 스마트폰은 양안 하이테크 기술 협력의 결정체로 불린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부품 중 34개는 롄파커(聯發科)ㆍ요우다(右達) 등 대만제조업체가 공급한 것으로 최종 조립은 중국 대륙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말엔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회장이 중국 공산당 핵심지도부인 정치국 위원을 대상으로 한 집단학습에서 중국 공룡포털 바이두(百度) 리옌훙(李彦宏) 회장, 세계 최대 PC 제조상 롄샹(聯想 레노버) 창립자 류촨즈(柳傳志) 회장과 함께 중국 기업 혁신에 대한 강연을 펼쳤을 정도로 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샤오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중국 대륙에 이어 처음으로 홍콩 대만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한 샤오미는 21일엔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중화권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하던 휴고 바라 부사장이 샤오미의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 삼아 샤오미는 올해 4000만대라는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1870만대로 2배 이상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애플을 철저히 벤치마킹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샤오미라는 회사명은 '좁쌀'이라는 뜻이다. 창업자들이 좁쌀죽을 먹으며 미래를 꿈꿨다고 회사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 그러나 '작지만 강한 기업'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해 점유율 6%를 기록하며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통신사 마케팅 판매전략을 좇지 않고 제품을 소량생산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제품 'Mi2'를 5만대 출시했을 때 2분51초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0% 늘어난 187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해 총 316억 위안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 창업 전부터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이력을 쌓았다. 지난 1992년 킹소프트에 입사해 6년 만인 1998년 CEO에 올라 사세를 확장시켰다. 그는 조그만 중소기업을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며 킹소프트를 중국 대표 IT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킹소프트 CEO직을 사임한 그는 2010년 다시 샤오미를 창립해 IT계 복귀를 선언하며 '끊임없는 도전정신'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기사 저작권 ⓒ 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