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동부 지역을 강타한 올해 최악의 스모그가 일주일째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가 26일 오전까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극심했던 25일에는 베이징 퉁저우(通州) 지역에서 측정한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는 50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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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가 너무 심해" 스모그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 베이징의 호숫가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25㎍/㎥)의 20배에 달하는 것이다.
전날 베이징시 다른 지역에서도 PM 2.5가 350~400㎍/㎥에 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26일 오전 베이징시의 PM 2.5는 517㎍/㎥를 기록 중이다.
베이징시는 지난 20일 스모그 황색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21일 주황색 경보로 등급을 한 단계 올린 바 있다.
황색경보는 가시거리 3천m 미만, 주황색경보는 가시거리 2천m 미만의 스모그가 나타날 때 발령된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관용차 운행을 제한하고 펑타이(豊台)구의 학교 400여 곳은 실외 활동을 금지하는 등 각종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스모그로 오염된 면적은 전 국토의 10분의 1에 달하는 108만㎢에 달했다.
이중 비교적 심각한 지역이 90만㎢로 베이징,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등에 집중됐다.
중국의 스모그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12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스모그는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됐다"면서 "정부는 절대로 이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 5일 베이징 스모그가 6일째 지속하자 중국에 공기 질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스모그가 일주일째 계속되자 호흡기 질환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크게 늘었고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중국인이 지방정부 환경 당국을 상대로 대기오염으로 건강상에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행정소송까지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에 사는 리구이신(李貴欣)씨는 시 환경보호국을 상대로 1만 위안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리씨는 "이번 소송이 전국에서 중국인이 환경오염문제로 정부기관에 청구한 첫 환경소송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 접수를 거부했던 시 법원은 리씨가 다시 소장을 제기하자 현재 심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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