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부 지방은행들이 파산설에 휩싸이면서 수백명의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중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련의 조치에도 예금자들의 동요가 가라앉지않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태진정을 위해 개입에 나섰다.
지난 24일 장쑤성(江蘇省) 옌청(鹽城)시 소재 ‘장쑤셔양(江蘇射陽)농촌상업은행’이 망한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예금자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은행으로 몰려들었다.
이 소문의 여파로 다음날 옌청시 소재 다른 지방은행인 황하이농촌상업은행도 비슷한 뱅크런을 겪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옌청시 셔양(射陽)현의 최소 3곳의 은행에서 집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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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양농촌상업은행 파산설이 퍼지자 예금주들이 비가 내리는 중에도 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고있다. |
은행들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어떤 은행은 위안화를 쌓아둔 사진을 게시하는가 하면 어떤 은행은 예금주들이 언제든지 돈을 찾아갈 수 있게 24시간 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예금은 법에 따라 보호될 뿐 아니라 예금인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일은 없다”는 방송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다.
일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금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자 셔양현 정부가 인민은행을 내세우며 개입에 나섰다. 셔양(射陽)현의 톈웨이여우(田爲友) 현장이 지방정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영상을 통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예금자들을 보호할 것이다”고 직접 밝힌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사태가 점차 다른 은행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현지 당국이 인민은행을 내세우며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신용 및 대출 보증업체들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올초 셔양현에서만 최소 8000만위안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대출보증업체의 대표들이 야반도주하는 예도 늘어나고 있다.
셔양농촌상업은행의 장정즈(臧正志) 행장은 “이러한 대출보증업체의 파산으로인해 은행들이 망한 것이란 소문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소문의 진원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셔양농촌상업은행의 뱅크런 사태가 허술한 중국의 은행예금보증제도를 부각시켰다며 당국이 수개월 내 예금보증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 신문은 “셔양농촌상업은행이 창구에 쌓아놓은 위안화 뭉치가 들어있는 자루에 인민은행 마크가 선명했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의 예금보증이 그동안 확실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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