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정부패 공직자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현금을 숨기는 각양각색의 수법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사정당국 조사를 받은 국가에너지국 석탄사(司)의 웨이펑위안(魏鵬遠) 부사장 집에서 1억 위안(약 165억 원)의 현금다발이 나온 것을 계기로 부패 관리들의 현금 은닉수법을 들여다본 결과, 다양한 실태가 드러났다고 중국 현대쾌보(現代快報)가 17일 전했다.
상당수의 부패 관리들은 돈을 집 안팎의 특정한 장소에 감추는 전통적인 방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원창(文强) 전 충칭(重慶)시 공안부국장은 2천만 위안(약 33억 원)을 기름종이에 싸서 양어장 바닥에 숨겼다.
논밭에 파묻거나 거름더미, 고목의 구멍, 석회더미, 지붕 기와 밑 등에 교묘하게 감춘 경우도 있었다.
리궈위(李國蔚) 전 장시(江西)성 간저우시 도로국장은 아예 특별히 주문 제작한 가스통 안에 현금 수백만 위안(수억 원)을 보관하다 발각됐다.
일부 탐관은 비밀번호가 있는 금고나 침대 밑, 화장실 등 가까이에 놓고 수시로 살펴보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충칭시 우산(巫山)현 옌다빈(晏大彬) 전 교통국장은 종이상자에 939만 위안(약 15억 4천만 원)을 담아 화장실에 보관했다.
이들 가운데는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다가 지폐에 곰팡이가 피는 바람에 낭패를 본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많은 현금을 숨겨놓고도 주변 사람들에게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거나 돈을 쓰는데 인색하다는 평을 받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악착같이 현금을 모으는 부패 관리들은 돈에 대한 변태적인 욕구나 자제하지 못하는 소유욕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이런 내용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현금은 부패행위의 일부일 뿐"이라며 공직자에 대한 불신감을 보이거나 "철저한 부패척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