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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마저 피로 느낀 우리 드라마의 진부함

[2006-07-24, 11:57:07] 상하이저널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최근 드라마에 대한 두가지 글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중국 당국의 한국 드라마 수입 제한에 관련된 최근 국내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한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보도이고 또 하나는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방송문예’ 7월호에 실린 노희경의 인터뷰 기사이다.

두개의 글은 현재 우리 드라마의 위기의 원인과 한류 드라마의 침체의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있어 눈길을 끄는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최근 “한국 드라마 수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고 한국 드라마 수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다”며 국내 일부 언론의 중국 정부의 한국 드라마 수입제한 조치에 대한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중국인들은 비슷한 유형으로 쏟아지는 한국 드라마에 심미적 피로를 느끼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의 새롭고 우수한 컨텐츠 개발을 촉구했다.

‘방송 연예’7월호에 실린 노희경의 인터뷰는 더 직접적으로 우리 드라마의 문제점을 겨냥하고 있다. 노희경은 일본, 중국, 대만의 작품을 보고 작가들과 이야기해본 느낌을 묻는 질문에 “다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호기심이 생겼다.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본 드라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일본 작품속 캐릭터를 뽑아다 적당히 윤색해서 작품을 만드는 부끄러운 예도 꽤 있다고 보는데 이런 (아시아 작가와 작품)교류가 활발해져서 그런 일이 없어졌음 좋겠다. 탁 터놓고 투명하게 경쟁하길 바란다”며 우리 드라마의 부끄러운 일면을 지적했다.

또한 노희경작가는 한류와 중국 일본 시장과 비교할 때 우리 드라마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한 물음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제작 시스템에 대해선 우려되는 바가 많다. 제작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톱배우 하나 잡아 편성 받으려는 행태들 말이다. 배우에겐 많은 출연료를 주고 그걸 PPL(간접광고)로 메우기위해 협찬 상품 노출을 위한 신을 쓰도록 작가에게도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고 그런 일을 하기위해 신인작가들을 여러 모아 제작사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쓰게 하는 일들은 우리 살을 깍아먹고 수명을 단축하는 짓이다. 중국의 경우 아직 우리보다 낙후되어 있지만 일년에 1,800편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그중 10%만 괜찮다 해도 180편이다. 그리고 대륙적 기질과 스토리의 방대함 등에서 잠재적인 무서운 힘이 느껴진다. 우리나라가 지금 한류 열풍의 달콤함에 젖어 안이하게 있을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드라마의 진부함을 한류의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고 노희경은 우리 드라마 제작시스템의 문제와 작가의식 결여가 결국 완성도 낮은 진부한 드라마의 확대재생산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하고 있다.

두 글 모두 현재 우리 드라마가 안고 있는 진부함에 대한 진단과 함께 경쟁력있는 드라마제작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유사한 극중 캐릭터에서부터 갈등 기제, 사건, 장르, 출연 연기자에 이르기까지 매우 비슷한 것들이 많아 일반 시청자들 상당수가 이제 드라마 첫회만 보고도 전개과정부터 결론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두 알아채고 있다.

국내 시청자뿐만 아니다. ‘일본 시청자가 본 한국 드라마 인기공식과 요소’ 등 한국 드라마 관련 글에는 우리 드라마의 틀에 박힌 상투성에 대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고 대만 언론등도 재벌 2세와 가난한 여성과의 사랑, 주인공들의 빈발하는 중병, 출생비밀 등 반복되는 드라마 요소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심지어는 한국 드라마에선 중요한 갈등국면에 항상 비오는 장면이 등장한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우리 드라마의 상투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제 우리 드라마는 변해야 산다. 그것은 우리 시청자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식고 있는 한류의 열기를 다시 고조시키기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노희경의 말처럼 한류 열풍의 달콤함에 젖어 안이하게 있을때가 아닌 것이다.

[신선함 대신 진부함으로 시청자에게 외면을 받은 드라마들, '위대한 유산', '불꽃놀이', '스마일 어게인'(왼쪽부터).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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