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소비자 고발 TV프로그램 책임자가 수뢰 혐의로 체포됐다. 2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궈전시 중국 중앙TV(CCTV) 광고국장 겸 재경채널 총감(이사)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궈 국장 체포 소식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그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에 매년 방송되는 `315 완후이`는 소비자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제품에 관한 문제를 깊이 파헤치는 고발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주로 외국 제품이 고발 대상에 많이 포함되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는 공포의 프로그램으로 통한다. 외국 기업들은 매년 소비자의 날을 앞두고 CCTV 타깃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정도다.
지난 3월에는 일본 니콘 D600 카메라가 찍은 사진에서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문제가 고발됐다. 방송 직후 니콘은 "문제가 없다"며 버텼지만 결국 잘못을 시인하고, 무상으로 제품을 교환해 주었다. 작년에는 미국 애플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지적돼 회사 측에서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다. 2011년에는 금호타이어가 재생고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회사 관계자에게서 방송 공개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덩위원 전 부편집장은 "궈 국장은 막강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에게 줄을 대기 위해 뇌물을 주었을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궈 국장은 CCTV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경제 인물` 프로그램도 맡고 있어 경제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궈 국장이 보도 채널과 광고 부문을 동시에 총괄한 것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장즈안 중산대 교수는 "CCTV처럼 큰 방송사가 한 사람에게 보도와 광고 부문을 동시에 맡긴 것은 잘못"이라며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부문과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부문은 서로 분리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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