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데까지 버텼다.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다. 아직 그다지 춥지도 않은데 왜이리 이번 겨울은 유난스럽게 내 주위엔 김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점점 무얼 한다는 게 귀찮아 지고 간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먹거리만큼은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밖에서 별나고 맛난 음식 먹고 다니는 아이들 생각하면 최소한 집에서는 맛난 것 보다 건강식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늘...
독자이야기
안개라 함은 지표면 가까이에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김처럼 뿌옇게 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안개는 대기와 물, 대기와 육지의 온도차에 의해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미세한 물방울로 변하고 이 물방울들이 빛을 산란시켜 하얗게 보이게 됨으로 발생한다. 모두가 잠든 밤에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대기보다 육지가 빨리 차가워짐으로 인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뜨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마술...
“이게 뭐야? 하하핫~” 가장 소중한 것만 따로 챙긴 가방을 열어본 남편이 소리 내어 웃는다. 결혼 할 때 챙겨온 나의 소중한 국어공책, 그걸 중국에도 갖고 왔다. 기영아 놀자, 바둑아 놀자~로 시작하는 7살 문맹탈출의 시작이었던 국민학교 (‘일제잔재 청산’으로 일제시대부터 54년간 사용돼온 국민학교가 1996년 3월 1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1학년 국어공책을 남편이 본 것이다. 어려서 종알종알 말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글도 빨리 배우고 싶었다....
노동절과 국경일 휴일엔 절대로 중국여행을 하지 말아야지… 고생길일 뿐이야… 입으로 몇 년간 떠들어대던 말이었는데도 이번 국경일은 방~콕을 안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29일 날 부랴부랴 비행기표며 호텔을 예약해가면서 우리들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목적지는 사천성(四川省)의 성도(成都) 구채구(九寨沟)! 내가 중국을 떠나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였다. 자연경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몇 년 전부터 마음 설레게 하는 곳이었다. 지진도 발생하고...
언젠가부터 음식점에 들어갈 때면 눈이 따끔거리면서 눈물이 나곤 했었다. 코보다도 눈이 먼저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를 감지하기 시작한 것. 눈을 자주 깜박거려도 보고, 억지로 눈물 고이게 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어, 연신 문질러대기라도 하면 실핏줄이라도 터진 양, 두 눈만 벌겋게 충혈될 뿐, 급기야 인공눈물 한 방울을 넣어보아도 별다른 효과도 없어 보이고, 라식 수술 부작용인가? 걱정도 되고, 이러다가 정말 시력을 잃기라도...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둔 지난 15일, 광암단 스카우트에서 남장(南张)양로원 봉사를 다녀왔다. 몇 년 전부터 저희 스카우트에서는 매월 한번씩 양로원 봉사를 꾸준히 해왔으며 방문할 때마다 작은 공연도 열고 안마도 하는 등 할머니들과 가까워지려 노력해 왔다.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소통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 만으로 행복했고 그 시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170여명에...
“내일 손님이 와서 며칠 머물게 될거야.”우리집 아이들 궁금해서 안달이다. “누구에요? 여자에요? 몇살이에요?”모두 자기들 바라는 기준으로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다. “글쎄, 내일까지 기다려봐.” 난 터져 나오는 웃음과 간지러운 입을 꾹 참았다. 다음날 우리집에 하얗고 예쁜 말티스 두 마리가 손님으로 왔다. 가까운 지인이 며칠 여행을 하게 됐는데 애견센터의 갇힌 공간에 있어야 하는 것이 불편해하기에 선뜻 우리집에서 돌봐 주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거의...
하룻 사이에 체감 온도가 겨울로 들어서니 얼떨떨하다. 딱히 기온이 영상 몇도부터가 겨울 체감 온도라 말하기 뭐하지만 최근 상하이 날씨는 정말 춥다. 한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애써 위로해 보지만 이 곳 생활 10년차가 넘어가는 지금에는 그 위로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 이젠 보일러 깔린 집이 많아 보일러 깔린 집으로 이사도 해 볼까 싶지만 이 또한 월세의 상승 때문에 여의치 않다. 아줌마들끼리...
작은 아이는 로컬유치원생활을 하면서 ‘뻔딴(笨蛋)’이란 닉네임도 함께 얻었다. 엄마 껌딱지로 늘 함께 지내다 둘째를 유치원에 보내며 나도 함께 유치원을 다녔다. 중반(中班)으로 수월하게 들어가기 위해 일찍 빠오밍(报名)을 한덕분에 샤오반(小班) 끝车무렵에 반을 배정받았지만 가을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스쿨버스가 배정되지 않아 함께 등교하고 하교하기로 했다. 아이를 유치원에 들여보내면 난 유치원 근처 카페에서 반나절 보내기를 1주일, 1시간 모닝커피 마시기를 1주일을 했다. 이제 둘째도 유치원에...
“서둘러요 우리, 지나가 버리겠어요.” 11월초 우리는 미루던 소풍을 갔다. 적어도 2~3년 이상 상하이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상하이의 10월은 정말 최고의 계절이다. 아주 덥거나 아주 춥거나 또 높은 습도로 컨디션다운의 반복되는 생활 그래서 늘어가는 카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수다를 떠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생활 속에서 비록 눈부신 단풍은 볼수 없지만 10월의 가을의 따가운 햇살은 많은 이들을 밖으로 유혹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