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독자투고]아니, 나에게 이런 일이

[2007-12-10, 23:04:04] 상하이저널
상해에 오고 1주일쯤 지난 일요일. 단체 투어 길에 오른 나는 기쁜 마음으로 버스 안에서 친구들과 사진 찍기 바빴다. 소주에 도착해 이곳 저곳 관광 하면서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과 간식거리를 사먹으며 투어를 즐기고 있었다. 중국으로 오기 전 다들 걱정했던 물갈이나 배앓이도 없고, 음식도 생각보다 입에 잘 맞아 적응을 잘 하고 있던 터였다.

한참을 관광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이었다. 갑자기 한기가 돌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뱃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투어 중 한 친구가 설사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똑같은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생리적 현상은 나를 피해가지 않았다. 조금만 참자! 곧 도착할거라는 믿음에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배는 자꾸 요동을 치고 차는 하염없이 밀려 옴짝달싹 하지 않는 것이었다. 3차선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1차선에 선 버스는 몇 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앞 좌석에 앉은 가이드 언니에게로 갔다. "죄송한데,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내리면 안 될까요?" 나보다 더 당황한 가이드 언니는 지금은 1차선에 있고 옆에 차들이 지나가고 있어 위험하니까 코너를 돌면 세워주겠다고 했다. "근데 마땅히 들어갈만한 화장실이 없는데 조금만 더 참아보면 안돼요?"라고 묻는 말에 일단은 알았다며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차는 움직이지 않고 이대로는 정말 큰 일 날 거 같다는 생각에 "그냥 지금 내릴게요. 죽을 거 같아요"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그대로 차에서 뛰어 내렸다. 조금 큰 건물이 보이길래 그리로 뛰어 들어갔더니 다행히 병원이었다.

부족한 중국어로 묻고 물어 찾아 들어간 화장실! 순간 멈칫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화장실이 아니라 말로만 듣던 중국식 화장실이었다. 급하기도 급했지만 화장실 상태를 보니 그만 망설여졌다. 아래쪽은 뚫려 있고 2칸이 하나로 이어진, 생전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생리현상이 이성을 이겼다.

손을 씻고 또 씻고를 반복하고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택시를 탔다. 우여곡절 끝에 일행과 만났다. 소문은 돌고 돌아 다들 웃으며 괜찮으냐고 물어왔다.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찜찜함에 계속 손을 씻던 기억이 난다.

이 사건 이후로 얼마간 화장실 공포가 생겼다. 외출 전에는 병적으로 꼭 화장실에 들르게 되었고 외출 중에도 눈은 화장실을 찾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외출 전에는 화장실을 꼭꼭 들른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생리적 현상이 나만은 피해 갈거라 믿고 있었던 나에게 이번 일은 큰 교훈 아닌 교훈이 되었다.

유비무환!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외출 전 잊지 말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가지는 게 어떨까?

▷유경미(miya815@hanmail.net)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동국대학교 동문 송년회 2007.12.10
    2007년도 동문 송년회를 갖고자 합니다. 여러 동문님들께서 바쁘시겠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으니 참석하셔서 좋은 시간을 가지시길..
  • 재상해동아대동문회 송년모임 2007.12.10
    재상해 동아대 동문회 07년 송년 모임 일정을 아래와 같이 알려 드립니다. 아무쪼록, 바쁘시더라도 이번 송년 모임에서는 모든 선배님, 후배님들이 참여하셔서, 자리..
  • 슬라이스 잡으려면… 2007.12.10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슬라이스 구질이다. 거의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슬라이스 치유책을 알아보자. 우선 왼발을 지나치게 오픈하지 말라. 슬..
  • 건국대학교 상해-화동지역 총동문회 송년모임 2007.12.10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2007년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를 마련코자 합니다. 많은 동문님들이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동문회는 새로운 동문님과..
  • 국민대 동문 송년 모임 2007.12.10
    국민대 동문 송년 모임을 하오니 동문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12월 13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添彩(금수강남 앞) -식당 연락처..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포동 한국주말학교 "스무살 됐어요"
  2. 상하이 노동절 황금연휴 꽃놀이·전시·..
  3. [책읽는 상하이 238] 평범한 결혼..
  4. 농부산천, ‘정제수’ 출시 소식에 소..
  5.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0] 큰 장..
  6. 중국인도 즐겨먹던 ‘이 약’ 효과 없..
  7. 한인여성회 ‘태극권’팀 상하이무술대회..
  8. 상하이 오피스 공실률 20년만 ‘최고..
  9. 中 스마트폰 시장 회복 신호 ‘뚜렷’..
  10. [인터뷰] “재외선거 투표 참여 어려..

경제

  1. 농부산천, ‘정제수’ 출시 소식에 소..
  2. 상하이 오피스 공실률 20년만 ‘최고..
  3. 中 스마트폰 시장 회복 신호 ‘뚜렷’..
  4. 현대차·기아, 바이두와 MOU 체결…..
  5. 광저우자동차, 화웨이 자율주행 기술..
  6. 테슬라, 중국판 완전자율주행에 바이두..
  7. 화웨이·애플, 같은 날 신제품 발표회..
  8. 中 4대 도시 상주인구, 다시 ‘증가..
  9. 中 부동산 정책 완화 기대감에 관련주..
  10. 中 4대 항공사 모두 국산 여객기 C..

사회

  1. 포동 한국주말학교 "스무살 됐어요"
  2. 중국인도 즐겨먹던 ‘이 약’ 효과 없..
  3. 한인여성회 ‘태극권’팀 상하이무술대회..
  4. [인터뷰] “재외선거 투표 참여 어려..
  5. 中 상하이 등 20개 도시서 ‘온라인..
  6. ‘음악으로 만드는 행복’ 여성경제인회..
  7. 일찍 예매하면 손해? 노동절 연휴 항..
  8. 상하이 남포대교 한복판서 전기차 ‘활..
  9. 上海 뒷좌석 안전띠 착용 단속 강화
  10. 上海 노동절 연휴 날씨는 ‘흐림’…..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38] 평범한 결혼..
  2. [책읽는 상하이 237] 멀고도 가까..
  3. 희망도서관 2024년 5월의 새 책

오피니언

  1. [무역협회] 中 전자상거래, 글로벌..
  2.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0] 큰 장..
  3. [상하이의 사랑법 12] 손끝만 닿아..
  4. [산행일지 2] “신선놀음이 따로 없..
  5. [무역협회] 中 1분기 경제지표, '..
  6. [허스토리 in 상하이] 가고 멈춤
  7. [허스토리 in 상하이] 사월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