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민원실은 한국을 떠나는 중국 동포들로 북적거렸다.
한국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건수가 하루 평균 100여 명에서 이달 들어 150명 선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10월까지는 보통 불법체류자 단속에서 적발돼 출국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11월부터는 자진 출국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현재 출국하는 중국 동포는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달 출국자 수는 8만9183명으로 작년 같은 달 7만172명에 비해 2만여 명 늘었다. 올해 9월과 10월 출국자 수도 전년 대비 각각 5736명과 1만7486명 증가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자체 설문 조사한 결과 중국동포들이 세 가지 이유로 자진 출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국내 경기 침체로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심양에서 온 박 모(45)씨는 “한국에 들어와 일한 지 3년이 다 돼가는데 요즘 건설 현장에서는 일거리를 구경조차 못하게 됐다”며 “불법체류자로 늘 쫓기는 심정으로 일거리를 찾아 다닐 바에야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 싶어 자진 출국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다음 인민폐 대비 한화가 평가 절하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지역 식당에서 일했던 이금화 씨는 한 달에 100만원을 심양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8000위엔이었는데 지금은 4500위엔밖에 안된다.
세 번째는 새로운 정책에 대한 오해에서다. 서울 가리봉동 중국동포타운센터 허광옥 실장은 “11월 30일까지 ‘출국확인서’를 떼주다가 12월 1일부터 이 확인서 제도가 폐지됐는데 중국동포들은 이번에 안 나가면 재입국이 안 되는 것으로 오인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가리봉동에서 중국동포들을 상대로 하는 M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으로 돌아가는 동포들이 많아져 항공권 업무가 크게 늘었다”며 “지난주에만 티켓 30장 정도를 팔았다”고 말했다. 본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