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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친구에게

[2009-05-04, 02:03:09] 상하이저널
친구야! 요즘 이곳 상해의 봄볕은 말할 수 없이 좋구나. 나른한 것이 약간의 게으름조차 마치 축복처럼 느껴지는 오후란다. 며칠 전 너에게서 날아온 쪽지를 보았어. 곧 너 생일인데 친구 생각하면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며 이사한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지. 그 짧은 글에서 친구의 따스한 우정이 전해지며 잠시 짜릿한 행복을 느꼈어. ‘친구’가 누구에게나 귀하고 소중한 인연이며 자랑이라면 나에겐 자랑하고픈 소꿉친구 너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또 이렇게 오랫동안 작은 것 조차도 기억하고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는 우리의 우정이 우리 아이들 에게도 놀랍고 부러움을 받고 있잖아?

예나 지금이나 도시의 아이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동을 하는 비율이 높지만 우리처럼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어릴 적 친구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어.

친구야!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까지 한 마을에서 지냈잖아. 서로 울고 웃고 나누고 또 때론 토닥거리며 다투기도 하면서 말이야. 양 갈래머리를 하고 하얀 칼라의 교복세대인 우리는 교복이 주는 적당한 절제와 통제 가운데서도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 갔고 그런 여러 가지 환경 속에서 성숙해 갔던 것 같아. 그리곤 그 후 각자의 길로 헤어지게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엮여 있었던 것 같아.

컴퓨터 세대가 아닌 우리는 자주 편지를 주고 받고 더 자주 전화로 수다를 떨고 해가 가는 것도 나이도 잊은 채 여전히 소녀인 듯 착각하기도 하고 서로를 염려하고 또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정말이지 하늘이 주신 인연인지 결혼하고도 우연히 멀지 않은 곳에 살게 되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도 보고 또 마음만 먹으면 너를 볼 수도 있고 우린 참 더 이상 부러울 것도 없는 그런 인연인 것 같아.
아~ 친구가 얼마나 좋으니! 우리는 힘들 때나 슬플 때,어떠한 모습도 애써 감출 필요가 없잖아. 어릴 때 부터 서로를 보아왔으니 나를 길게 이해시켜야 하는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고 서로의 환경과 형편을 이미 알고 있으니 그저 목소리 만으로도 서로의 생활을 짐작할 수 있잖아?
친구야! 요즘 난 늦은 나이에 아이들 돌보며 대학에 진학한 것도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열심히 당당히 졸업을 하고 너를 찾아가는 너의 모습에서 많은 도전을 받는단다. 올해 큰아이 대학입학 하고 또 작은아이 둘, 남편 뒷바라지 하며 교회봉사,직장생활 열정적으로 해나가는 너가 자랑스럽다.
나도 이곳에서 열심히 부지런히 생활하고 있단다. 다행히 조금 느리지만 너에게 메일도 보낼 수 있고 또 전화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니 얼마나 감사하니? 서로에게 도전이 되고 잊지 않고 순간순간 기억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우린 성공한 인생 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친구야! 오늘도 난 너를 생각하며 네가 보내준 예쁜 덧신을 신고 집 앞 마트에 다녀왔단다. 코끝에 스치는 바람조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장을 보았어. 오늘 저녁 사랑하는 가족의 맛있는 밥상을 위해...
▷창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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