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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건물에 얽힌 이야기-5

[2009-08-22, 06:00:18] 상하이저널
오늘날 상하이전람중심 자리에는 옛날 궁전에 못지 않은 웅장함과 거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아이리위엔(爱俪园)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하퉁화위엔(哈同花园)으로 불렸던 이 곳은 1909년에 완공된, 상하이의 유대인 부동산 재벌 하둔(Hardoon)의 저택이었다.

1851년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하둔은 1856년 부모를 따라 인도로 가서 영국국적을 가졌다. 사춘기 때 가출을 해서 여러곳을 유랑하다가 1872년 홍콩으로 갔고 그 이듬해 상하이로 오게됐다. 처음에는 영국계 유대인 데이비드 사순의 무역회사에서 수위로 취직했으나 그 후 1901년에는 하둔회사를 설립하고 부동산업에 뛰어든다.

1886년 하둔은 중국-프랑스 혼혈인 뤄리루이(罗俪蕤)와 결혼하는데 그녀의 생일은 7월7일로 이날에 태어난 여자는 남편을 돕는다는 설이 있어 하둔은 그녀의 말을 곧잘 따랐다. 그녀가 사라고 해서 산 땅은 10년이 되자 상업중심지가 되었고 재산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난징루(南京路) 개발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난징루 부동산의 44%가 하둔의 소유였다.

하둔은 1904년 징안스루(静安寺路)의 땅을 구매, 장장 5년에 걸쳐 20만㎡의 대지에 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당시 70만냥을 들여 지은 개인정원은 전형적인 중국식 원림에 서양식 설계가 어우러진 저택으로 부인의 이름을 다서 아이리위엔이라 지었다. 당시 상하이 최대의 개인정원인 아이리위엔은 누각이 96개, 정자가 48개나 되었고 연못이 8개, 다리 7개, 정원이 10개였다.

사람들은 이곳을 ‘하이상따관위엔(海上大观园)’이라 불렀으며 볼만한 풍경이 83곳이나 된다고 해서 ‘83경(景)’이라고 하기도 했다.

하둔부부는 이곳에서 황제 못지 않은 생활을 해왔다. 화원내에는 원예사, 봉제사, 이발사,
기사, 요리사, 노복, 내시, 스님 등 가장 많을 때는 200여명이 넘었다. 하둔부부는 황실예법에 정통한 사람과 자금성에서 쫓겨난 내시들을 고용해 황제나 자희태후를 대하듯 자신들을 대하도록 했으며 노복들은 이들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고아원에서 22명 자녀들을 입양했다. 외국인 자녀에게는 ‘하둔’이라는 성을 주었고 중국계 자녀에게는 부인의 성을 따서 ‘뤄’씨 성을 붙였다.

하둔은 1931년 모든 재산을 부인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남편이 세상 뜬 후 부인은 의욕을 잃고 집안일을 돌보지 않고 종일 침상에서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1941년 겨울 시녀 중 한명이 전기난로를 사용하다가 그만 화재를 내고 말았다. 불끄러 달려온 소방차는 화재를 진압하는 대가로 그녀의 셋째 아들에게 금덩이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를 들어줄 능력이 없었던 탓에 소방차는 불을 끄기는커녕 그대로 돌아가버리고 웅장함을 자랑하던 하둔저택은 불에 깡그리 타버려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후 부인도 세상을 뜨고 이들이 남긴 거액의 재산을 둘러싼 유산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 붙기 시작했는데 이는 상하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거액의 유산분쟁안으로 꼽힌다. 이들이 남긴 재산은 1억7200만위엔과 토지, 가옥 1300채, 수백만파운드에 달하는 보석 등이었다.
분쟁은 장장 16년 동안 지속되다가 1947년에야 끝난다. 화재로 타버린 아이리위엔 자리에는 현재 상하이전람중심이 들어서있고, 옛 저택의 흔적이라고는 전람관 앞에 있는 분수대가 유일하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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