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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에 울고웃는 중국 기업들

[2015-07-28, 12:12:48] 상하이저널
은행대출로 생사가 갈리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27일 인민일보(人民日报) 보도에 의하면, 은행의 '리스크 대비'를 내세운 대출 회수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신용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은행의 몫임에도 일방적인 대출회수 '횡포'로 기업과 지방정부만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개 기업 운영난, 다수 기업 연쇄 도산으로 이어져

장리원(张立文)씨는 한 소형 제조기업의 사장이다. 20년동안 운영해온 기업이지만 끝내는 '시장 조정'이라는 회오리 속에 쓸쓸한 퇴장을 마주해야 했다. 장 사장은 "우리기업 자체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다른 기업의 폐업때문에 연루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받아내기 위해 여러개의 관련 기업이 서로 보증을 소고 대출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서로 보증관계에 있는 기업 중 한 기업이 무너지면 남은 기업들이 이 기업의 대출이자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줄줄이 도산되는 액운을 면치못하게 되는 것이다.

2년전, 장사장은 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4개 기업과 함께 묶여 서로 보증하는 상태로 공동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3월 그 중 한 기업이 민간대출 풍파에 휘말려 자금난에 직면하게 되자 은행은 이 기업에서 대부분 대출을 회수해갔다. 경제부진이라는 환경 속에서 워낙 운영난에 허덕이던 기업은 은행의 대출회수로 설상가상 자금난이 더욱 가중되었고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5개 업체가 묶여서 대출을 받다보니 남은 기업들에 무거운 짐이 돌아가게 됐다. 은행은 남은 4개 기업들에 3천만위안의 대출금리를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6개월 후 두번째 기업이 도산을 맞았고 남은 3개 기업들이 이 기업이 받은 대출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 남은 기업들의 자금회전도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은행들은 발빠르게 달려와 대출을 회수해갔다. 5개 기업의 대출부담으로 허덕이던 남은 기업 2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 상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자금회전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은 재빨리 대출 회수에 나설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하면 기업들에 연쇄 반응이 나타나 줄도산을 재촉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은행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이 여러 기업이 서로 보증을 서도록 하게 하거나 다른 기업을 끌어다 해당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방법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님에도 은행이 실적을 내기 위해 이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런 담보도 잡혀있지 않는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악화되거나 하면 기업에 내준 대출회수부터 착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 관계자들은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기업들을 불구덩이에 밀어넣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발생 시 전반 지역 대출규모에 악영향

한 군데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전반 지역의 대출규모도 크게 축소되어 악순환이 진행되게 된다. 한 소기업 사장인 우췬(吴群)씨는 "은행의 기업에 대한 신용 과평가가 사실 훗날 리스크를 예고한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을 때면 은행들이 실적을 내기 위해 과도한 대출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업은행들은 대형 국유은행이 대출을 내준 회사에 추가로 대출을 내주고, 필요이상의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 높은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일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것.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지난해 상반기, 중국 서부지역의 한 도시 기업들은 은행이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기를 간절히 희망했으나 은행들은 오히려 "리스크 상승으로 해당 지역의 대출 규모를 축소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 도시의 시장은 "우리 지역에 금융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였다"면서 "운영상태가 좋은 기업들이 많은데도 전체 지역에 대한 대출규모를 축소하다보니 정상적인 기업들도 자금난으로 위기를 맞으며 오히려 금융리스크가 만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이 도시의 우량기업들도 대출만기 후 연장을 할 수 없어 위기를 맞았다. 이에 정부과 직접 나서서 은행과 교섭을 벌였으나 은행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매각해 위기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장쑤, 저장, 스촨 등 정부기관들은 우량 기업들이 재대출불가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기업응급대출전환자금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을 대신해 기업들의 운영실태 식별에도 나서고 있다. 리스크 대비는 은행의 몫임에도 '목 마른' 지방정부가 어쩔 수 없이 우물을 파고 있는 셈인 것이다.

헝펑은행연구원(恒丰银行研究院) 후하이펑(胡海峰) 부원장은 "은행은 기업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리스크를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자금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만일 대외투자로 인해 자금난에 직면한 기업이라면 투자상황을 감안해 기업에 충분한 시간을 주어 투자자금을 회수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기업의 운영상황이 건전하고 발전전망이 있다고 판단되면 대출 중단이나 대출회수를 할 것이 아니라 기업을 도와 어려운 시기를 넘기도록 하는 것이 은행이 해야 할 일이고 이를 통해 은행과 기업간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 부원장은 말했다.

후 부원장은 "은행은 대 기업 서비스 제공에서 단기수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착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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