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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상하이 가을 나들이

[2015-09-23, 11:27:55] 상하이저널

아줌마이야기 

상하이 가을 나들이 

 

찜통 같았던 상하이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려는 듯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하는 요즘이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상의 반복에 조금은 지쳐있는 나에게 이웃 언니들이 나들이를 제안했다. 목적지는 프랑스 조계지로 유명하고 상하이의 아름다운 거리로 손꼽힌다는 우캉루(武康路)였다. 

 

한국 친구들이 다 부러워하는 상하이에 살아도 아이들 키우고 집안일에 매이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 나들이는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많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상하이 생활 10여년 만에 우캉루(武康路)에는 처음 가보는 것이었다. 우캉루(武康路)뿐만 아니라 상하이 곳곳에 아름다운 거리들이 많다는데도, 나는 뭐가 그리 바쁘고 할 일이 많은지 유명하다는 관광지의 대부분이 안 가본 곳이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비행기 타고 상하이로 관광을 자주 오는데도, 정작 나는 상하이 ‘홍췐루’라는 동네에 콕 박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오고 있었다. 물론 홍췐루도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 덕에 중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말이다. 

 

언니들의 나들이 제안에도 나는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다녀 올 수 있는 것인지 등의 수많은 생각들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고 배려해서 나들이를 제안해 준 언니들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밀린 일들은 일단 접어 두고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나들이 그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나는 고민에 고민을 했는지, 내 스스로를 참 안쓰러워하며 언니들과 집을 나섰다. 

 

가을의 길목에 들어 선 우캉루(武康路)는 정말 예쁘고 멋졌다. 길 양옆으로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아름답게 늘어서 있는 거리로 들어서니,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이국적인 건물들의 모습이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서 놀랐고,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상점들은 나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는 유명하다는 식당에서(아줌마라서 그런지 이름을 들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을 점심으로 먹고, 거리를 거닐며 다른 관광객들처럼 사진도 찍고, 상점들에 들어가 구경도 하였다. 인테리어도 너무 예쁘고 커피향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며,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왠지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올 법한 장소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인생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참 행복했다. 그 동안 너무 일상에 얽매여 여유를 갖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마운 언니들 덕분에 앞으로도 아름답게 기억될 멋진 추억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이제 추석 연휴와 국경절 연휴로 주부들은 연일 명절 음식 준비와 식구들 뒷바라지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기나긴 연휴가 끝나면 우리 주부들은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자신에게 삶의 여유를 주는 시간을 선물하면 좋겠다. 하루 몇 시간만이라도 홍췐루가 아닌 상해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거리를 거닐며 행복한 삶의 에너지를 충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산호수(samsim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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