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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예방접종 1

[2017-05-23, 09:42:06] 상하이저널

최근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단어를 뉴스를 통해 접했다. 자연 면역을 추구하고, 약물남용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듯 한데 뭐든지 과할 때 부작용과 거부감이 동반함을 보게 된다. 가까운 세 딸을 둔 의사 선배가 실제로 딸 셋을 예방 접종 없이 키우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고 아이가 아플 때 꼭 써야 할 약과 치료를 안하면서 키우진 않은 듯 하다. 그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부모이기에 너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면 딱히 누가 맞다 손을 들어주고 싶진 않다.


일례로 세 아이를 키우며 감기로 항생제를 먹인 적은 한 번도 없다. 감기로 병원을 가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낫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인류의 가장 오랜 질병 중 하나인지라 감기로 인한 각종 증상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 외에는 아직 치료법이 없어서 감기가 걸렸을 때 열이 오르면 해열제, 코가 너무 막히면 코감기약, 가래가 많으면 가래 삭이는 약을 먹이며 아이가 감기를 잘 이겨내는데 집중했다.

 

습한 상하이에서 장염은 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질병이다. 토하다가 설사하는 아이에게 상비약으로 약용탄을 1~2회 먹이고, 수분을 공급해 주며 끓인 음식으로 잘 돌봐 주면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지 않아도 대부분 나았다. 마침 좋은 유산균 제재들이 있어서 장염 끝 무렵에 유산균 제재를 먹으면 금새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감기 증상, 심상치 않은 질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신속히 병원에 가서 진단 받는다. 그래서 안아키라 하여 무조건 배척하고 안아키가 아닌 것을 또 배척하는 극단적 뉴스들이 반갑지 않다. 중국에서의 생활이 이제 20년이 되어 간다. 중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나는 안아키와 안아키가 아닌 것들을 모두 껴안으며 살아 왔다.


아이 셋을 모두 중국에서 키우다 보니 필요한 예방 접종을 다 했다. 세 아이 모두 한국에서 출산하고 한 달 보름 가까이 한국에서 몸조리 하며 BCG, DPT 1차 까지는 한국에서 예방 접종을 했다. 예방 접종 중 가장 많은 사고가 인플루엔자(독감)예방 접종과 DPT 접종임을 들었던 지라 아이가 처음 맞는 DPT는 한국에서 맞추고 중국에 들어 왔다. 그 이후의 모든 예방 접종은 내가 아이와 함께 살아가야 할 중국에서 했다.

 

한국도 지금은 홍역을 단독 예방 접종으로 분류한 듯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울 때만 해도 한국 예방 접종표에는 홍역은 단독으로 따로 접종하지 않고 MMR에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우리 아이 셋 모두 중국 예방접종 시스템에 맞춰 홍역 단독 접종을 따로 했다. 중국에서 홍역을 단독으로 맞추는 풍토적인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하며.


지금도 그렇지만 20년 전 중국에서 늘 불안한 것이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이다. 자잘한 질병이야 중국에서 해결하지만 그렇지 않은 질병은 애든 어른이든 한국에서 치료해야 한다 생각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예방 접종 시스템만큼은 한국에 권하고 싶을 만큼 중국 시스템을 선호한다.

 

아이들이 취학 아동으로 성장해 뇌염 추가 접종을 할 때 보건소에 가서 예방 접종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예방 접종은 처음부터 소아과에서 했다. 그 때마다 감기와 각종 질병으로 섞여 있는 영유아들, 어린이들 틈바구니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예방 접종을 해야 했다. 특히 신생아인 경우라 앞 아이가 감기 환자인 아이였을 경우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중국은 병원과 예방접종센터가 분리되어 있다. 일차적으로 아픈 아이들은 병원으로, 안 아픈 아이들만 예방접종을 하도록 분리가 된다. 그리고 나서 예방접종센터에 온 아이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문진과 상태 체크가 있은 후에 접종을 한다. 예방 접종을 하러 가서 다른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참 좋은 시스템이다.


Renny(renny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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